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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8월 23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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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가 사회학과 강정구 교수의 ‘만경대 방명록’ 파문을 둘러싸고 뒤숭숭하다. 특히 이 대학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방북단이 귀환한 21일부터 연일 강 교수에 대한 지지와 비난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강 교수는 민족적 양심을 갖고 뜨거운 열정으로 강의하시는 분으로 그의 뜻을 잘 이해해야 한다”면서 “학내 단체들과 연대해 강 교수 석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ID를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도 “강 교수의 행동은 현실과 타협하기를 꺼리는 학자적 양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강 교수는 동국대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반면 ‘그런가’라는 ID를 가진 네티즌은 “도서관 앞에서 마이크 잡고 시끄럽게 강 교수를 옹호하면 지성인이고 그를 비난하면 반통일 수구세력인가”라고 묻고 “강 교수는 학교 구성원으로서 학교에 누를 끼친 만큼 백배 사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졸업생’이라고 밝힌 또 다른 네티즌은 “강 교수의 행동은 의도적이든 즉흥적이든 우리사회의 분열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며 반성을 촉구했다. ID ‘나의주장’은 “강 교수의 행동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철부지 좌익 소아병 환자의 행동”이라면서 “스스로 결단을 내리고 학교를 떠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대학측도 강 교수 파문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방명록의 장본인이 강 교수임이 알려지면서 연일 동문과 학부모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교수신분으로 적절치 못한 글을 남겨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립학교법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강 교수가 기소될 경우 일단 그를 직위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창원기자>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