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골프 문책범위 쟁점

  • 입력 2001년 6월 24일 18시 25분


한나라당은 24일 북한상선 영해 침범 당시의 군 수뇌부 골프와 관련해 “안보 비상상태에 골프에 정신이 팔려 직무를 유기한 군 수뇌부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과 조영길(曺永吉) 합참의장의 해임과 관련자들의 문책을 거듭 촉구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여권 내부에서 군령권자인 합참의장만 용퇴시키는 선에서 사태를 일단락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나 국군조직법에 따르면 군령권을 관장하는 최고책임자는 국방장관”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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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3군 참모총장도 군령권은 없지만 합참의장과 함께 국방장관을 보좌하기 위한 합동참모회의에 참석하는 멤버”라며 “군율이 무너지면 군정과 군령이 모두 무너지게 돼 있는 만큼 이들도 반드시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국방위원장인 박세환(朴世煥)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방부 수뇌부는 물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인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23일 임 통일장관, 김 국방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편 민주당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은 24일 이번 골프파문에 대해 “군 수뇌부의 조치가 정당했다고 하더라도 국민 여론이 그렇지 못하면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해 조 합참의장의 자진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박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방장관은 북한상선의 영해침범 보고를 듣고 집무실로 갔으나 합참의장은 집으로 갔다”며 “공관의 통신시설이 아무리 잘 돼있다고 해도 국민이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여권 고위관계자는 “김 국방장관이 군내 여론과 당시 상황 등을 종합 판단해 곧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군 외부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방문을 마치고 24일 귀국한 김 국방장관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고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의 문책론과 군의 소극대응 논란에 대해서는 “당시 상황을 분석중이므로 추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말했다.

<윤영찬·김정훈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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