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이후 1년, 성과는 다소 비관적"

  • 입력 2001년 6월 14일 14시 48분


미국과 프랑스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6·15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인터뷰나 세미나 등에서 향후 남북관계의 진전에 관해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미국 전문가들은 1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계속 미룰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실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버트 매닝 미국 외교협회(CFR) 한반도 정책특별반 간사는 "김 위원장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윌리엄 페리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의 평양 방문에 대한 답방을 1년반이나 미뤘다" 며 "한국이 곧 선거 정국에 돌입하는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피터 벡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공은 북한 쪽으로 넘어갔으며 김 위원장이 현명하다면 연내에 서울을 답방할 것" 이라며 "서울이나 평양 모두 남북 관계가 미국 정책에 좌우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며 스스로 화해할 의지를 보이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고 말했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태평양센터 소장은 "장기전에서 단기 효과를 노린 게 잘못이며 한국 정부는 국민의 기대치부터 낮춰야 한다" 며 "북한 체제의 실질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이므로 앞으로도 급격한 진전은 기대하기 힘들 것" 으로 내다봤다.

한편 프랑스 인권단체인 북한주민돕기위원회와 동아시아 자유감시 및 인권을 위한 국제사회가 13일 주최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지난 1년동안 남북관계는 실질적으로 개선된 것이 없다며 실망을 표시했다.

북한주민돕기위원회의 기 티시에 사무총장은 대북유화정책 1년 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에 대한 한국정부의 경기 침체를 맞아 야당 및 보수파들의 거센 반대에 직면해 있으며 북한쪽에서도 개방에 대한 내부 반발과 공포가 그대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대표단의 일원으로 탈북자 지원단체와 함께 활동해온 비올렌 드 마르상기는 "탈북자 문제는 중국에서도 미묘한 정치적 사안이 되고있다" 면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가없는 지원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서울에서 탈북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피에르 리굴로 북한주민돕기위원회 위원장은 급증하는 탈북자들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워싱턴연합>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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