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모인 소장파 12인 '당정쇄신' 고삐 죈다

  • 입력 2001년 6월 5일 18시 52분


민주당 초재선의원 12명의 5일 회동이 당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몇가지 예사롭지 않은 점들 때문이다. 무엇보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자제 당부를 아랑곳 않고 모임을 강행했다. 또한 이날 합의사항을 '언론담당'인 임종석(任鍾晳) 의원을 통해 공식 발표하는 형식을 취했고 모임 간사로 신기남(辛基南) 의원을 뽑았다. 조직적인 틀을 일부 갖추기 시작한 것.

與 소장파 12인
정동영신기남
천정배추미애
정동채강성구
이종걸이호웅
김태홍임종석
최용규정장선

게다가 이들은 "앞으로도 모임을 계속 유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 참석자는 "일과성 모임이 아니라 개혁파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대변하는 세력이 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벌써 당내에선 이들이 '정치세력화'에 나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들의 목표는 조기전당대회를 통한 개혁파 의 당권 장악이며, 초재선의 잇단 성명 발표도 그런 장기 플랜에 따라 추진돼 온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들의 넘어야 할 파고도 만만치 않다. 하나는 세 확대의 문제. 당내 소장파 그룹중 이들과 필적할 만한 세력은 없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다수파는 아니다. 초재선의원 88명중 전부가 이들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지지자들은 오히려 소수다.

이날 발표에서 김 대통령이 13일 내놓을 국정쇄신 구상을 지켜보겠다 고 선언함으로써 그간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겨눴던 화살을 김 대통령에게 옮기는 모양새가 된 것도 큰 부담이다.

청와대와 당지도부는 이날 긁어 부스럼을 우려했음인지 대응을 자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사태가 끝났으니까 정리하는 차원에서 모인 것"이라고 평했고,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오늘 모임은 뒤풀이 정도로 본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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