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발언 日반응]'햇볕 전면수용 불가' 원칙 밝힌듯

  • 입력 2001년 1월 29일 18시 51분


미국에서는 아직까지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부장관 내정자의 발언에 대한 아무런 반응이 없다. 아미티지 내정자가 국무부부장관으로 확정되지 않았고 한국 정부가 공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거나 한미간에 외교적 마찰이 빚어진 게 아니기 때문에 국무부가 논평을 낼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희박한 상태. 아미티지 내정자 본인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일본의 한국문제 전문가들은 아미티지 내정자의 발언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慶應)대 교수는 29일 “지금까지 한국이 실시해온 대북정책을 그대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미국의 입장을 미리 밝혀둘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오코노기 교수는 이를 ‘정책변화’로 보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고 한미간에 협의를 해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라는 것.

요시다 야스히코(吉田康彦) 사이타마(埼玉)대 교수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북한 포용정책은 민주 공화 양당에 공통되는 정책이기 때문에 포용정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라고 했다고 해서 이상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요시다 교수는 “북한을 방문했을 때 당국자들도 북한을 나그네에 비유한 ‘햇볕정책’이라는 말에 불쾌감을 표시했다”면서 “이 단어는 이미 한국정부도 사용하지 않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AFP통신은 아미티지 내정자가 한국에 햇볕정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서울발로 한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도쿄·워싱턴〓심규선·한기흥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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