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특검제당론]野 진의탐색 분주…與 철회촉구

  • 입력 2000년 9월 21일 19시 10분


자민련이 한빛은행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 실시를 당론으로 결정하면서 자민련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자민련과의 ‘한―자동맹’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또 민주당은 자민련을 설득하기 위해 자민련측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원내총무는 19일 자민련 강창희(姜昌熙)부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특검제를 진짜 하자는 것이냐.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도 같은 생각이냐”며 자민련의 진의를 탐색했다.

이에 자민련 이양희(李良熙)총무는 20일 한나라당 정총무와 전화 통화를 하며 “일단 국회에 들어와 같이 논의해보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에서는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이 자민련 달래기에 나섰다.

박최고위원은 20일 이양희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자민련이 특검제를 철회하고 (국회에) 들어와야 한나라당도 들어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자민련 당직자들은 “진작에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어야 한다”며 고무된 모습이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통해 당의 위상을 높이면서 원내교섭단체 구성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의 주가상승은 ‘반짝 장세’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특검제에 대해 야당과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자민련은 여전히 민주당과 ‘협력관계’에 있기 때문. 더욱이 ‘한―자동맹’이 성사되려면 ‘국회법 날치기’ 문제가 우선 매듭지어져야 한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단독으로 법안제출도 못하는 처지에서 당론이라고 해서 밀어붙일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지금으로선 민주당측엔 특검제 수용을, 한나라당측엔 국회 등원을 재촉하는 수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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