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민산 재건 움직임…옛 민주계의원들과 만찬

  • 입력 2000년 8월 31일 18시 59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31일 자신의 사조직이었던 민주산악회(민산)를 재건할 뜻을 내비쳐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김전대통령은 이날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과거 민주계 인사 등 300여명과 함께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이 자리에는 김수한(金守漢)전국회의장과 박관용(朴寬用) 서청원(徐淸源) 박희태(朴熺太)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10명이 참석했다.

김전대통령은 인사말에서 “김대중(金大中)정권은 무능력하고 ‘4·13’총선에서 유례없는 부정선거를 저지르는 등 썩은 악취가 나는 정권”이라고 특유의 독설을 퍼부었다. 그리고 비장한 표정으로 “나마저 침묵하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전대통령은 이어 오경의(吳景義)민주산악회 임시 회장에게 민주산악회 현판용 친필 휘호를 전달하며 “그동안 우리는 자유와 정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식사를 하다 “84년 민산 창립 때 열기가 느껴진다”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김전대통령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야권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 때문에 연기해온 민산 재건이 시작된 것”이라며 “조직을 정비해 연말이나 내년 초쯤 공식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헌법이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므로 건전하게 국민의 뜻을 모아 간다면 민산 아닌 어떤 조직이라도 만들 수 있지만, 민산이 야당의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 경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민주계의 한 인사도 “민산이 정치적 비중을 가지려면 한나라당 의원들이 상당수 참여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하겠느냐”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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