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을지연습 "쉬쉬"…北의식 각의 내용 비공개

  • 입력 2000년 8월 21일 19시 08분


정부는 을지연습 첫날인 21일 오전 정례국무회의에 앞서 ‘을지국무회의’를 열었다. 을지국무회의는 을지연습 때면 늘 하던 것.

하지만 이날 을지국무회의가 종전과 달랐던 점은 정부가 쉬쉬하려 했던 점이었다. 정부는 회의결과에 대해서도 일언반구조차 하지 않았다. 다만 “평화를 위해서는 튼튼한 안보가 있어야 하나 최근 모처럼 진행되고 있는 남북간 화해 협력을 해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발언만을 공개했을 뿐이었다.

관련 부처인 총리실과 비상기획위는 아예 “두 차례의 을지국무회의(21일과 24일)나 을지연습과 관련한 보도자료는 없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공시’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을지국무회의에 앞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열렸다”며 “여기에서 ‘북측의 강한 비난도 있고 하니 이번 훈련은 가능한 비공개로 하자’는 결론을 내렸고 이것이 을지국무회의에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을지연습의 초기는 전시상황 시나리오에 따라 그대로 돌아가는 것이어서 사실 오늘 회의에서 별다른 안건은 없었다”며 “남북간 화해 무드를 반영해 재난대비 훈련에 치중했다고만 보도해달라”고 주문했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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