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서울도착 보고 요지]"열살위인 나도 왔는데…"

  • 입력 2000년 6월 15일 23시 15분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5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가진 도착보고를 통해 공동선언문의 내용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답방문제에 대해 ‘강의’하듯이 상세히 설명했다. 다음은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김대통령의 ‘해설’.

▽자주적 해결원칙, 연합제안 그리고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자주적 해결원칙은 7·4 남북공동성명에도 있었던 내용이다. 그러나 이후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제 원칙만 얘기해서는 안되고 구체적인 것을 보여주는 회담이 돼야 한다고 북측을 설득했다. 연방제를 주장해오던 북한은 최근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외교권과 군사권을 내놓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로 선회했다. 이는 우리의 통일방안인 남북연합안과 상통하는 점이 많다. 그래서 앞으로 양측 대표가 이 문제를 놓고 토론해 보자고 설득, 합의했다. 이는 통일운동 사상 획기적인 계기이다.

▽이산가족 방문단교환 및 비전향 장기수 문제〓공항에 나오면서 김정일위원장에게 “8·15전까지 여러분이 말한 대로 한번 통 크게 하시오. 다른 문제는 내가 국민하고 상의해서 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래서 6월부터 적십자를 바로 가동하겠다고 하니까 김위원장도 좋다고 합의했다. 상당한 규모로 시작될 것이다.

▽경제협력〓북한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북한에 들어가서 철도를 깔고 전력 도로 항만 통신문제를 해결해주고 북한에 공단을 만들어 우리 기업이 진출하면 대한민국의 경제는 남한 내부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경제로 확대될 것이다. 경의선만 이으면 물류 비용이 30% 절감된다. 북한 노동력은 대단히 우수하고 임금도 저렴하다. 이러한 교류 협력을 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전면적으로 하기로 확실히 합의했다. 실천을 위해 남북 당국자들이 구체적으로 일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김정일위원장의 서울 방문〓합의를 보는 데 힘들었다. 그러나 결국 김위원장은 우리와 합의된 시일 안에 (적절한 시기를 택해)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결심했다. 김위원장에게 “당신이 서울에 와야 세계사람들이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을 믿을 것이다. 나만 가고 당신이 오지 않으면 일회성이라며 믿지 않을 것이다. 동방예의지국의 예의를 잘 지키는 사람이라면 나이가 10여세 위인 내가 여기까지 왔는데 당신도 (서울에) 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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