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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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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이타마대 교양학부 요시다 야스히코(吉田康彦·국제관계론)교수는 “김위원장이 직접 영접 나와 양손으로 김대통령의 손을 잡은 것은 최대한의 경의 표현”이라며 “이는 그가 남북분단의 현실을 인정하고 김대통령과 함께 평화를 위한 토론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한반도문제 권위자인 장잉(張英)지린성 사회과학원 조선한국연구소장도 김위원장이 공항까지 나와 김대통령을 맞은 것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의 장소장은 김위원장이 94년 당시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타계한 김일성(金日成)주석의 뜻을 받들어 민족분단 및 남북갈등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왔다며 공항까지 나와 김대통령을 영접한 것은 이같은 자신의 마음을 표출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소장은 또 김위원장이 2년후인 자신의 회갑 때까지 북한의 경제를 개선해야겠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이번 회담의 성공적인 추진이 북한 경제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김위원장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국제문제연구소 구라타 히데야(倉田秀也)객원연구원은 “지금껏 국제사회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위원장이 직접 공항 영접에 나선 것은 정상회담의 성과를 최대한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자신이 직접 김대통령을 따뜻하게 맞이함으로써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는 한편 정상회담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는 “김위원장이 북한 인민에게 ‘남한의 김대통령이 나를 만나려고 직접 평양을 찾아왔으며 우리는 이를 맞이할 뿐이라는 것을 강조하려고 극적인 연출을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유리 바닌 동방학연구소 한국-몽골과장은 “김위원장이 공항에서 김대통령을 맞은 것을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안된다”며 “북한의 행동규범이 ‘주체사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김위원장의 공항영접은 연장자를 예우하는 민족적 전통을 보여주는 가장 ‘주체사상’에 걸맞은 사례일 뿐”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도쿄·모스크바〓이종환·이영이·김기현특파원>ljp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