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평양서 첫 회담

  • 입력 2000년 6월 13일 09시 16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13일 오전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함께 특별기편으로 서울 공항을 출발, 2박3일간의 평양 방문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김 대통령은 첫날과 둘째날 김정일 위원장과 단독회담을 갖고 남북화해·협력과 민족 공존공영의 길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한뒤 오는 15일 판문점을 통해 돌아올 예정이다.

김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자신이 지난 3월 `베를린 선언'에서 천명한 ▲한반도평화 구축 방안 ▲이산가족 문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등 경제협력 방안 ▲당국간 상시대화 채널 구축 등의 의제를 중심으로 정상간의 대화를 이끌어나갈 것으로알려졌다.

분단 55년만에 처음으로 이뤄지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유일한 냉전지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 평화구조가 정착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돼 남북한 7천만 민족은 물론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 김 대통령은 평양체류중 북측과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단독회담에서 합의한내용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논의하며, 고구려시대의 문화유적지 및 시설과 북측의공연 등을 관람하면서 민족동질성을 회복하는 노력을 펼 예정이다.

김 대통령은 첫날 정상회담에 이어 숙소에서 북한의 김영남(金永南) 상임위원장을 접견한 뒤 북측이 제공한 공연을 관람한다.

김 대통령과 방북수행단은 이밖에 방북 첫날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주최 만찬과둘쨋날의 김 대통령 주최 만찬을 통해 양측 지도자와 고위급간에 이해와 친밀도를높일 계획이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평양 순안비행장에 도착 즉시 `김정일 위원장과 남과 북의 온겨레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으러 왔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서울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대국민 인사말씀'이라는 출발 성명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은 만난다는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서로 하고 싶은 얘기를 터놓고 해 오해도 풀고 상대의 생각도 알고 하는 가운데 상호이해를 증진시키겠다"고 역사적 `평양행'의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어 "모든 문제를 이번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서로 의견이 일치한 것부터 합의해나가고, 합의를 이루지 못한 부분은 다음정상회담으로 넘기거나 남북의 책임있는 당국자에게 계속 논의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대통령은 "저의 이번 평양길이 평화와 화해에의 길이 되고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해 남북 7천만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냉전종식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면서 "이번 방문이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남북간의 계속적이고 상시적인 대화의 길이 돼야 할 것이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도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이른 아침 청와대 비서진의 환송을 받으며 승용차 편으로 청와대를 떠나 공항으로 향했으며, 청와대 주변 등 연도에 몰려든 주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날 `평양행'에는 박재규(朴在圭) 통일부, 이헌재(李憲宰) 재경,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장관과 한광옥(韓光玉) 청와대 비서실장 등 공식수행원 및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특별수행원 등 130명의 대표단, 그리고 50명의 취재단이 동행했다.

[서울 = 연합뉴스 염주인기자] jui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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