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이한동씨 총리지명…여-야관계 "급냉"

  • 입력 2000년 5월 22일 19시 13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2일 신임총리에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를 지명하고 국회에 임명동의를 요청했다.

김대통령은 국회의 동의절차가 끝날 때까지 총리서리체제를 유지하기로 하고 23일 오전 이총리서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다.

이총리서리의 임명으로 민주당과 자민련은 공조를 복원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원내 과반의석(137석) 확보까지도 노릴 수 있게 됐으나 한나라당이 이를 “인위적 정계개편을 위한 정략적 행동”이라고 반발하고 나섬으로써 향후 여야관계가 긴장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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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강운태(姜雲太·광주남) 박주선(朴柱宣·전남 보성-화순) 이정일(李正一·해남-진도) 이강래(李康來·전북 남원-순창)씨 등 호남 지역 무소속 당선자 4명이 이날 민주당에 입당했다.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총리지명을 발표한 뒤 “김대통령은 공동정부를 자민련과 함께 실현시킨다는 정신에 따라 이총재를 총리로 지명했다”면서 “이총재는 정치 경제 행정 등 여러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과 경륜을 갖춘 분으로 국정운영과 21세기 선진국 도약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실장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이총재를 신임총리로 추천했다”고 말하고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김대통령과 김명예총재가 회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권철현(權哲鉉)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우리당을 칼질하고 뛰쳐나간 인물을 총리로 임명한 것은 이미 상생(相生)의 정치를 포기한 것과 같다”며 “김대통령은 국민보다 당략, 상생보다는 상극(相剋)의 정치를 택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남궁진(南宮鎭)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양당이 현정부 출범 때부터 공조해 왔고 그 정신에서 총리도 일관되게 자민련의 추천을 받은 것”이라며 “인위적 정계개편을 하지 않겠다는 여야영수회담의 합의를 깬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여권은 이총리 지명으로 자민련과의 공조가 사실상 복원됐다고 판단, 다음달 12일 남북정상회담 전에 ‘DJP회동’을 갖고 공조복원을 공식화할 방침이다.

여권은 또 16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국회법을 개정, 현행 20석 이상으로 돼있는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15석 정도로 낮춰 자민련(17석)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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