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南으로 北으로…민간교류도 부쩍 활기

  • 입력 2000년 5월 21일 19시 44분


남북한간 사회 문화분야 교류가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계기로 북한 예술단의 서울공연과 스포츠교류 등 남북 간에 분주하게 이어질 각종 교류는 회담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우선 26일부터 28일까지 북한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예술단원 100명이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리틀엔젤스 예술단과 함께 공연한다. 우리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에 해당하는 어린이들로 구성된 소년궁전 예술단은 북한에서 전통 한국문화가 어떤 형태로 명맥을 이어왔는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2월 북한 남녀 농구단의 서울 방문 때 경기 중 휴식시간에 묘기를 선보였던 평양교예단은 다음달 3일부터 10일까지 서울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서커스를 다시 펼친다. ㈜현대아산이 주최하고 ㈜SN21이 주관하는 이 행사에는 14명의 최소인원이 참가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70여명의 단원이 참여한다.

6월 6일에는 남북 간에 사상 처음으로 인터넷 바둑대회가 열리고 7월에는 금강산 랠리(자동차경주대회)도 벌어진다.

남북교류가 방북 일변도에서 서로 오가는 형식으로 변화되는 모습은 그동안 ‘절름발이’ 형태였던 교류가 ‘쌍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뜻해 고무적이라는 지적들이다. 북측도 서울을 얼마든지 방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교류의 정착이 예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남북 간의 사회 문화교류가 대북 현금지원이라는 방식으로 이뤄질 뿐만 아니라 공연대가도 갈수록 거액이 되고 있는데 대해 부정적 시각도 많다.

한 예로 지난해 11월 ㈜계명프로덕션이 평양교예단의 한국 5개도시 순회공연을 추진할 때만 해도 공연대가는 50만달러선(약 6억원)에서 얘기가 됐다(이 공연은 경쟁업체와의 잡음 끝에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현대아산이 주최하는 이번 평양교예단의 공연대가는 무려 550만달러(약 66억원)로 10배가 넘는다.

이밖에 남측 예술인들이 북한에 가서 공연할 때와 북측 연예인들이 서울에 올 때 모두 남측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경협관계자는 “남북교류가 지금과 같은 과도기를 벗어나 정착될 경우 이런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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