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총리論 부상]자민련 의원들 "말도 안돼"

  • 입력 2000년 5월 21일 19시 44분


진통을 겪어온 국무총리 인선이 21일 ‘이한동(李漢東) 카드’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지자 자민련 내에서 즉각 반발이 이는 등 술렁거렸다.

○…충청권 출신의 자민련 독자노선파 의원들은 “그럴 리가 있느냐”며 강하게 반발.

특히 강창희(姜昌熙)사무총장은 “당을 지키겠다던 사람이 당을 깨고 가겠다는 것이냐”며 이한동총재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했고 이날 밤 이총재와 만나 총리직 수용결정을 재고해줄 것을 요구. 강총장은 회동 후 “이틀 전까지도 ‘추천 의사가 없다’던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뜻과 다른 만큼 내일 중 JP의 분명한 뜻을 확인하겠다”며 제주도행 비행기편을 예약.

이와 함께 김학원(金學元)대변인 등도 “말도 안되는 얘기” “도대체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반발했고 일부 초선당선자들도 “최소한 당론을 모으기 위한 절차가 필요한 것 아니냐”며 곤혹스러운 표정들.

그러나 김종호(金宗鎬)부총재와 송광호(宋光浩) 안대륜(安大崙)당선자 등은 “국가적인 관점에서 크게 봐야한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긍정적인 반응.

○…이에 앞서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은 20일 오전 이한동총재를 만난 데 이어 밤에는 JP의 청구동 자택을 방문, “공동정부의 정신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변함없는 생각”이라며 후임총리 천거를 요청했고 JP는 긍정적인 반응.

이에 따라 이총재는 21일 오전 JP가 제주도로 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청구동 자택을 방문, 재차 의견을 조율. 이 자리에서 JP는 “강창희총장 등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라”며 당내 반발 무마 등 ‘정지작업’을 거칠 것을 주문했다는 후문. 이총재의 한 측근은 “모든 일이 순리에 맞게 풀릴 것”이라며 “당내 반발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그러나 이총재의 총리기용을 수락한 JP는 김포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서도 “할 얘기가 없다”며 언급을 피했고 측근들에게도 일절 함구령. 제주도 휴가를 수행한 한 측근은 “JP는 어떤 언급도, 내색도 하지 않았지만 무척 홀가분해 하는 표정”이라고 전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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