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은 해결사?…DJ-YS회동 성사 막후활약

  • 입력 2000년 5월 1일 19시 35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독재자’라고까지 비난해왔던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김대통령과의 회동을 ‘돌연’ 수락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런 궁금증과 관련해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달 29일 민주당 내 ‘386세대’ 당선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YS 방문 후일담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17일 상도동을 찾아 갈 때까지만 해도 DJ-YS 회동에 대한 확실한 방침은 없었다는 게 한실장의 설명. 그러나 과거 민추협 시절의 추억담(당시 YS는 민추협의장, 한실장은 대변인) 등으로 시작된 대화가 무르익어가면서 한실장이 “두분이 한번 만나셔야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YS는 즉석에서 달력을 보며 “내가 미국 갔다가 5월5일 귀국하니까 9일이면 되겠네”라고 해 회동날짜를 잡았다는 것.

이같은 YS의 ‘예상 외 반응’에 대해 한실장은 “YS가 대통령을 비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만나서 할 말씀도 많았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DJ-YS 회동이 성사된 이면에는 한실장의 숨은 노력이 상당부분 작용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상도동에서도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한실장이 오면 안 만날 수 없다”고 말할 만큼 한실장과의 관계를 배려하고 있다는 후문.

한실장이 총선과정에서 상당히 화가 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를 신당동 자택으로 찾아가 만날 수 있었던 것도 97년 대선후보 단일화 때 JP를 접촉하며 쌓은 인간관계가 큰 도움이 됐다는 것. 무조건 찾아간 한실장에게 JP는 “뭣하러 왔어”라며 짐짓 화를 냈지만 마지막에는 “우리가 활동하게는 해줘야지”라며 웃기도 했다는 게 한실장의 얘기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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