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전국 접전지역 표정]당일까지 불법감시 신경전

  • 입력 2000년 4월 13일 19시 42분


총선전이 시작된 이래 여론조사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의 시소게임을 전개해온 전국 각지의 경합선거구에서는 투표일인 13일 새벽까지 각당 후보들이 상대후보의 불법선거운동을 감시하느라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일부 후보들은 투표소를 돌며 마지막 순간까지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다 선관위의 제지를 받는 등 신경전이 계속됐다.

○…경기 용인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본수(金本洙)후보와 민주당 김윤식(金允式)후보측은 선거 당일 새벽까지 상대 후보측의 불법선거 운동을 감시하느라 거의 밤을 새워 선거 당일 오후에는 사무실이 텅빌 정도로 한산한 분위기.

한나라당 김후보측은 “민주당 김후보측의 금품살포 시도에 대비해 부정선거감시단을 밤새도록 돌렸으나 여러 건의 제보를 받았지만 확인된 것은 없다”고 설명. 반면 민주당 김후보측은 “한나라당 김후보측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불법유인물을 부착하려 한다는 제보를 접수해 이를 막느라 밤을 새웠다”고 말해 간밤의 상대후보 감시활동에 파김치가 됐음을 인정.

이 때문에 양당 후보는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친 뒤 자택과 지구당 인근에서 그동안 못잔 잠을 청하는 등 휴식. 하지만 이날 오후 3시 현재 용인을지역 투표율이 34%에 머무르자 양 후보측은 서로 “투표율이 낮으면 우리가 불리하다”며 당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투표를 독려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

○…경기 성남 분당갑에 출마한 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후보와 민주당 강봉균(康奉均)후보는 아침 일찍 자택 근처에 있는 선거구에서 투표를 마친 뒤 지구당사에 나와 그동안 고생했던 운동원들을 격려.

고후보는 사무실에서 “담담한 마음”이라고 소회를 밝히면서도 “투표 직전에 단순 지지도에서는 민주당 강후보가 약간 앞섰으나 판별분석에서는 내가 앞선 것으로 나왔다”며 “결과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등 신중한 모습.

투표를 마친 뒤 운동원들과 해장국으로 아침을 대신한 민주당 강후보는 오히려 취재기자에게 “선거 결과를 어떻게 보느냐”고 물은 뒤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는 다소 앞선 것으로 나왔는데…”라며 고후보와 비슷한 반응.

○…고양 덕양갑의 한나라당 이국헌(李國憲)후보는 이날 투표장을 순회하며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다 민주당 곽치영(郭治榮)후보측으로부터 “투표 당일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는 선거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항의를 받기도. 곽후보측은 이날 하루종일 이후보를 쫓아다니며 “이후보가 교묘하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흥분.

○…충남 서산-태안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친 자민련 한영수(韓英洙)후보와 민주당 문석호(文錫鎬)후보는 아침 일찍 부인과 투표를 마친 뒤 긴장된 표정으로 지구당 사무실에서 운동원들을 격려.

6선 고지를 노리는 한후보는 지구당사 부근에서 운동원 20여명과 점심을 먹으면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심경이라며 찾아오는 손님을 맞는 등 담담한 표정. 두 번 낙선한 뒤 재기를 노려온 문후보는 자체 조사결과 한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선거 당일 자민련 지역바람이 부는 것을 경계하면서 20, 30대 유권자의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부산 최대의 경합지역으로 손꼽혀온 북-강서을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측은 13일 오후 4시반경 투표율이 50%를 넘어서면서 언론사의 출구조사 결과 3% 앞서 나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환호하면서도 긴장을 풀지 못하는 분위기.

선거운동 초기에 노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결과가 나왔지만 그동안 부산지역의 한나라당 바람이 불면서 한나라당 허태열(許泰烈)후보가 추격전을 전개, 역전시켰다는 투표전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기 때문.

노후보측은 오전 내내 득표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혼전 양상을 보였지만 오후 들어 노후보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며 승리를 자신. 그러나 허후보측은 투표 종료 직전까지도 “우리가 앞서고 있다. 11일 조사결과 우리가 7%나 앞서가고 있었다”고 주장.

○…한나라당 김광원(金光元)후보와 민주당 김중권(金重權)후보가 박빙의 접전을 벌인 경북 봉화-울진의 경우 산불 진화에 1만여명의 공무원과 주민이 동원돼 투표율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됐으나 오후 들어 투표율이 급상승하자 선관위 관계자들은 안도하는 분위기.

경북 울진군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율이 오후 3시 현재 63%를 넘어 경북지역 평균 50.4%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양 후보간 접전지역이어서 산불 진화에 동원된 주민들이 오후에 속속 돌아와 투표에 참여한 것 같다”고 분석.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호남지역 격전지들은 오전부터 전국 평균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여 이번 투표에 쏠린 관심을 확인.

민주당 한영애(韓英愛)후보와 무소속 박주선(朴柱宣)후보가 경합을 벌였던 화순-보성지역은 오후 2시 현재 59.7%의 투표율을, 민주당 김봉호(金琫鎬)후보와 무소속 이정일(李正一)후보가 맞붙었던 해남-진도도 오후 2시 현재 61.8%의 투표율을 기록하는 등 도내 평균 투표율인 51%보다 10% 가량 높은 투표율을 기록.

보성-화순지역에 출마한 민주당 한후보와 무소속 박후보는 시시각각 들어오는 투표율과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받으며 마지막까지 긴장. 화순읍 선거사무소를 지켰던 박후보는 오전까지 보성 지역 출구조사 결과 한후보를 8% 정도 앞선 것으로 파악돼 여유있는 표정을 짓다 오후 들어 한후보의 출신지인 화순지역 투표율이 상승하면서 상대후보와의 격차가 줄어들자 참모들과 대책회의를 갖는 등 바짝 긴장. 반대로 한후보측은 “화순지역 투표율이 보성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화순지역 유권자가 보성보다 1만명 정도 많기 때문에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시시각각 변하는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

<총선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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