官權선거 공방 쟁점화…與野 장관지방순시등 입씨름

  • 입력 2000년 3월 13일 19시 24분


한나라당이 13일 정부가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는가 하면 장관들이 빈번하게 지방순시에 나서는 것은 총선에서 여당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관권선거’ 의혹이 쟁점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또 “여당 유력인사들이 기업가에 대한 강탈행위를 하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여당은 정부부처와 장관들의 통상적인 업무수행을 한나라당이 문제삼는 것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선대본부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각 부처가 민주당 지원을 위해 총동원되다시피 했다”며 관권선거 근절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본부장은 “국정홍보처가 지난달 21일부터 ‘국민의 정부 2년’ 홍보 만화책자 30만부를 제작해 전국의 관공서와 미용실 부동산중개업소 버스터미널 철도청 등에 배포하는 등 정부 예산을 총선용 홍보물 제작에 물쓰듯 투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홍보물에는 민주당 후보들의 기호와 같은 등번호 2번을 단 마라톤선수가 달리는 그림이 들어있는 등 노골적으로 민주당 지지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

한나라당은 또 정부가 청와대의 압력으로 세계(歲計)잉여금을 ‘생산적 복지’에 투입키로 하는 등 세금을 총선용 선심정책에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본부장은 이어 “장관들이 최근 잦은 지방나들이를 통해 총선용 선심성 정책공약을 남발하는 등 민주당 선거홍보요원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선거관리 주무장관인 최인기(崔仁基)행정자치부장관이 지난달부터 전국 각 시도를 순방하며 중등교원 인건비 부담액 50%이상 지원 약속을 하는 등 사실상의 총선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용린(文龍鱗)교육부장관은 7일 울산을 방문, 교육문화정보센터 건립지원 약속을 했고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은 2일 경남을 방문해 사천 진사공단의 일본기업전용공단 조성계획을 발표했으며 안병엽(安炳燁)정보통신부장관은 지난달 23일 대구를 방문한 데 이어 8일 대전, 9일 전주를 잇따라 방문해 각종 선심성 약속을 했다는 것.

이에 대해 행자부는 장관이 취임 후 각 시도를 순시하는 관행에 따라 업무파악차 지방을 방문한 것이며 총선용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편 민주당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먼저 자신들이 과거정권에서 저지른 금권 관권선거의 실상을 고백하고 반성하라”며 “말로만 관권선거 의혹을 제시하지 말고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하라”고 주장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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