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민국당 부산 決戰…부산 민심 대변자 자처

  • 입력 2000년 3월 9일 19시 47분


한나라당과 민국당이 9일 서로 ‘부산 민심의 대변자’임을 자처하며 부산에서 정면으로 격돌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대규모 필승결의대회를 열고 민국당을 ‘현 정권의 2중대’라고 비난했고, 민국당 김광일(金光一)최고위원 등 부산지역 공천자 13명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민국당〓진짜 야당’을 강조했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의 필승결의대회가 열린 구덕체육관에는 당지도부와 부산지역 당원 1만5000여명이 모여 총선전 돌입 이후 최대규모의 집회를 기록. 한나라당은 이날 17개 지구당에서 지구당별로 700명 이상의 당원들을 동원, 부산에서 위협 세력으로 등장한 민국당의 세를 제압하기 위해 총력전을 전개.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난번 대통령선거에서 이인제(李仁濟)를 지지, 우리가 얼마나 많은 후회를 했느냐”며 “‘제2의 이인제’와 같은 민국당을 쓸어버리자”고 역설. 공천파동 이후 처음으로 부산을 찾은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부산은 저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당을 살렸다”며 “김대중(金大中)정권으로부터 혹독한 박해를 받을 때 부산은 민주화의 성지로서 나라를 올바로 붙잡았다”고 부산을 예찬.

이총재는 “공천 때 몇날 며칠 잠을 못자며 고민을 했고, 공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총재인 나에게 있다”며 “그러나 희망에 찬 새나라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해명.

정형근(鄭亨根)의원은 “내가 죽더라도 ‘꽥’하고 죽겠다”고 말문을 연 뒤 “김대중대통령이 호남에 가서 지역감정을 해소하자고 한 적이 있느냐. 지역감정의 장본인은 김대통령 자신”이라고 주장. 이날 대회는 당원들이 부산시민들의 애창곡인 ‘부산 갈매기’를 합창하는 것으로 폐막.

▲민국당

민국당은 이날 오전 부산지역 공천자 13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1시간동안 합동기자회견을 개최.

오후로 예정된 한나라당의 ‘부산 필승결의대회’에 맞불을 놓기 위한 ‘이벤트’성으로 마련된 이 기자회견에서 신상우(辛相佑·사상) 박찬종(朴燦鍾·중-동) 김광일(서)최고위원 등은 “과연 한나라당이 부산을 위해 뭘 했느냐”고 포문. 먼저 박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은 공천과정에서 빚어진 금품수수의혹 등 많은 불씨가 언제 폭발할지 몰라 이총재의 최측근이 해외로 도피하는 ‘전전긍긍당’이 돼버렸다”며 “또 한나라당은 공천자들이 언제 탈당할지 모르는 ‘정치적 안개당’”이라고 공격.

신최고위원은 “민국당과 부산 시민을 중심으로 2년반 뒤에는 반드시 정권을 되찾자”며 지지를 호소. 또 김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대표적으로 공천을 잘못한 곳이 부산 서구인데도 오늘 서구에서 총선필승대회를 갖는 것은 필승대회가 아닌 함몰(陷沒)결의대회, 필패(必敗)결의대회가 될 것”이라고 힐난.

한편 민국당은 12일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무역전시관에서 1만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총선필승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바람몰이에 나설 예정.

<부산〓운영찬·정연욱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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