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中대사관 이례적 방문…北-中 우호강화 해석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북한 김정일(金正日)노동당총비서가 5일 완융상(萬永祥)주북한중국대사의 요청에 따라 중국대사관을 방문했다고 관영 중앙방송이 6일 보도했다. 국가원수인 김총비서가 주재 대사를 부르지 않고 직접 찾아간 것은 외교 의전상으로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주목된다.

중앙방송은 “김정일동지께서 2000년 새해에 즈음해 대사관을 방문했다”며 “김정일동지께서는 ‘초청해 준 데’ 대하여 사의를 표하고 대사관 책임일꾼들과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했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김총비서가 직접 대사관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중국의 지속적인 지원에 대한 감사표시 △최근 진전되는 중국과의 우호협력 강화 차원 △최근 북한의 대미 대일 관계 개선속도에 대한 중국측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등의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중앙방송은 이날 행사에 조명록(趙明祿)군총정치국장, 김영춘(金英春)군총참모장, 김일철(金鎰喆)인민무력상을 비롯해 노동당 김국태(金國泰)비서 등 당 관계자들이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세종연구소 이종석(李鍾奭)연구위원은 “김총비서의 중국대사관 방문은 중국의 개혁 개방정책을 비판해온 것으로 알려진 김총비서가 북한과 중국의 유대관계를 나타내고 싶어하는 정치적 제스처로 보인다”며 “실무적으로는 김총비서가 중국방문이라는 정상외교를 하기 위해서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한대표단의 중국방문에 대한 중국측의 상응하는 방문이 없었기 때문에 적어도 리펑(李鵬)전인대상무위원장 등 상응하는 인물의 방북을 촉구하는 성격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백남순 외무상이 이달 중 중국과 베트남 라오스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 때 북한과 중국간 최고위급 방문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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