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재선 분위기]『현재까지는 차분하고 깨끗』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8분


‘현재까지는’이라는 단서를 붙인다면 서울 송파갑과 인천 계양―강화갑 재선거는 과거 재보선과는 달리 ‘차분하고 비교적 깨끗한’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게 여야 정치권과 선관위 시민단체들의 대체적 평가인 것 같다.

송파갑 등지에서 선관위와 공동으로 재선거 공동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는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의 이은택(李殷澤)사무차장은 23일 “선관위에 의한 일부 고발 사례가 있기는 하나 전반적으로는 큰 무리없이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 박기수(朴基洙)선거관리실장도 “과거 선거와는 확연히 다른 상황”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과거 부정 혼탁 선거의 ‘주범’으로 인식됐던 여당의 중앙당 개입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23일 두 지역에서 각각 열린 합동연설회에도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공동 여당은 소속의원들에게 유세에 참석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의 방침을 모르고 현장에 나갔던 일부 의원들은 서둘러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한나라당도 여당의 이런 ‘노력’을 인정한다. 계양―강화갑의 안상수(安相洙)후보측은 “끝까지 저렇게 할지는 모르지만 현재까지는 국민회의 중앙당에서 별 지원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파갑에선 시민단체들의 선거 감시활동도 공명분위기 확산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 후보 사무실에선 선거관계자들의 회의를 참관하겠다는 감시단과 “선거전략회의까지 보겠다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며 항의하는 후보측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밀착 감시를 받다보니 후보측도 자연히 전화 홍보 등 ‘법정 운동’에 주력하는 쪽으로 선거를 진행하는 것 같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중앙당의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당초 방침에서 선회해 중앙당의 총력 지원을 공식 천명하고 나선데다 여권에도 두 곳 중 1곳은 당선시켜야 한다는 강박감이 강해지는 분위기여서 막판 선거운동이 과열로 흐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 따라 선관위와 시민단체는 후보자별 일일(一日) 선거비용 실사 등 감시활동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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