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방탄用」공방 개회식도 못한채 파행

8일 소집된 제201회 임시국회는 개회식도 하지 못한 채 첫날부터 공전(空轉)하는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이날 국회에 대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서상목(徐相穆)의원의 구속을 막기 위한 ‘방탄국회’라고 비난하면서 본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한나라당은 단독으로라도 본회의 개회식을 하겠다며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에게 개회식 사회를 봐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박의장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국회의 사회를 볼 수 없다”며 거부했다.

박의장은 이어 한나라당이 “사회권을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에게 넘겨달라”고 요구한데 대해 “일개 정당의 의원총회가 될 것이 뻔한 본회의에 사회권을 줄 수 없다”며 거절했다.

결국 오후2시로 예정됐던 개회식은 자동으로 무산됐고 한나라당 의원 1백여명만 의원총회를 마친 뒤 본회의장에 들어가 검란(檢亂)사태 빅딜문제 한일어업협정에 따른 어민피해문제 등 현안과 관련해 현정부를 집중성토했다.

이신범(李信範)의원은 “현정부의 대북정책은 햇볕정책이 아니라 조공(朝貢)정책”이라고 비난했고 안상수(安商守)의원은 “검찰에 혁명의 불씨가 피어오르고 있다”며 검찰수뇌부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는 “당면한 국정현안이 산적해 야당이라도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국회를 소집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 ‘방탄국회’에 대한 비난여론을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