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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2월 6일 2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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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조짐은 강경일변도의 자세를 견지해온 한나라당쪽에서 먼저 감지된다.
한나라당은 6일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주재한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동진(東進)정책의 가속화’에 경계심을 표시하면서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야당과 진정한 대화를 트고 노력하는 기미를 좀더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총재의한 측근도 “김대통령이이제정무수석을 통해 정치를 하겠다는쪽으로마음을 바꾼 것 같다. 여야대화의폭이 넓어질것”이라고기대감을 보였다.
실제로 그동안 한나라당측은 표면적인 강경입장 속에서도 장외투쟁을 계속하는 데 따르는 부담을 의식해 설연휴를 전후해 방향전환을 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모색해왔다.
여권도 김대통령의 취임1주년을 맞아 새로운 국정운영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만큼 이에 앞서 정국정상화의 필요성을 현실적으로 느껴왔던 게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여야 모두 대화복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야대화는일단 김정길(金正吉)신임수석이이총재를 방문하는8일을고비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본격화될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측은 김수석이 가져올 화해의 메시지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한나라당은 여권의 야당파괴 포기 약속이 대화의 전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무수석의 교체가 야당을 ‘측면공격’하기 위한 전술적 변신이 아니라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는 상황인식의 변화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현재 전제만 충족된다면 여야총재회담은 물론 김대통령이 국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방안도 수용하겠다는 적극적인 태도다.
따라서 여야대화 복원의 관건은 야당측의 불신감을 여권이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달려 있는 셈이다.
한편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측은 “대통령중심제에서 정무수석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돼 있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현시점에서 DJ와 YS사이의 거리가 만만치 않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