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訪中/정상회담 대화록]

  • 입력 1998년 11월 12일 19시 30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은 12일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단독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은 당초 45분으로 예정되었으나 10분정도 더 진행됐다. 다음은 두정상이 나눈 대화를 임동원(林東源)청와대외교안보수석의 설명을 토대로 현안별로 재구성한 것이다.

◇인사말

▼장주석〓나이가 같아도 김대통령이 나보다 8개월위인데 오히려 젊어보입니다. 중국말에 ‘뜻이 있는 분은 반드시 그 뜻을 이룬다’ ‘큰 난리에도 죽지 않으면 나중에 복이 온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바로 김대통령을 두고 한 얘기같습니다.

▼김대통령〓외국인을 만날 때마다 나이가 젊어보인다며 비결이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나는 40년 독재정권과 싸우면서 5번 죽을 고비를 넘겼고 6년 감옥생활, 10년 망명생활을 하는 등 10여년이 중단되었습니다. 늙는 것도 중단돼 늙지 않은 것 같다고 얘기합니다.

◇양국일반

▼김대통령〓지난 6년동안 한중수교후 경제통상분야에서의 발전을 평가합니다. 이제 새세기를 맞이하면서 21세기 협력동반자관계로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합니다.

▼장주석〓한중관계에 관심과 기대를 갖고 계신 것에 대해 평가합니다. 특히 대통령 취임후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한중발전에 상당히 노력하신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 두정상이 높은 산에 올라 먼미래를 바라보면서 동반자관계를 설정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동북아 안정과 세계평화를 위해서도 양국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남북관계

▼김대통령〓(대북 3원칙과 햇볕정책을 설명한뒤)세계 모든 나라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도 우리의 이러한 대북정책에 호응해 나오기를 바라고 있으며 중국의 협조가 중요합니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사건과 잠수함 침투사건이 있었으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변화를 위한 노력의 징후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먼저 4자회담에 전진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헌법개정을 통해 북한식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요소를 헌법에 반영하고 있습니다.또 남북교류 협력도 종교 문화 언론인 교류를 받아들이면서 현대의 금강산관광 사업을 받아들이고 김정일군사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남북경제 관계를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변화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장주석〓한국의 남북관계 개선노력을 평가합니다. 북한이 민간교류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관계개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징후로 보입니다. 한국이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을 지지하고 있는 것은 잘한 일입니다. 북한에 불어오는 바람이 따뜻한 바람이 아니고 차가운 바람이면 코트를 벗지못하고 옷을 여미게 될 것입니다. 대북접촉은 인내심을 갖고 자제하면서 북한을 자극하거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너그러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만문제

▼장주석〓하나의 중국원칙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만은 우리 영토의 일부분입니다.

▼김대통령〓이해하며 존중합니다. 우리도 하나의 중국입장을 견지하겠습니다.

〈베이징〓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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