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李총재 회담,의제싸고 막판 진통

  • 입력 1998년 11월 9일 07시 21분


여야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간의 영수회담을 9일 개최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으나 회담의제와 합의문내용에 대한 이견으로 8일밤 늦게까지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여야는 9일오전 막후협상을 계속하기로 함에 따라 이날 낮 청와대에서 오찬을 겸해 갖기로 한 영수회담은 예정대로 열릴 가능성이 있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원내총무는 8일 세 차례의 회동을 통해 국세청대선자금불법모금사건과 판문점총격요청사건 등으로 빚어진 경색정국을 해소하고 원만한 여야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영수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양당 총무는 회담에서 △여야 관계복원 △예산안 등 정기국회현안처리협조 △지역감정해소노력 △국난극복동참 등에 대해 합의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여야는 또 야당이 제안한 여야경제협의체를 구성키로 하는 한편 선거법개정 등 정치개혁입법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양당 총무는 이와 함께 정치인사정문제와 ‘총풍(銃風)’사건 ‘세풍(稅風)’사건은 합의문에 포함시키지는 않되 두 사람이 서로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하기로 절충점을 찾았다.

그러나 경제청문회 개최와 관련해 여당이 정기국회 회기내 개최를 합의문에 명시하자고 요구한 데 대해 한나라당이 “의제에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며 거부해 심야협상에서 합의에 실패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합의문에 ‘총풍사건 고문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불법감청의 근절’을 포함시키자고 요구했으나 여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가 이같은 주장을 끝내 굽히지 않을 경우 9일의 오찬영수회담이 예정보다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대통령은 이총재와의 회담에 앞서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와 조찬회동을 갖고 공동여당간의 협력방안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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