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국감 점검]여야『승부는 이제부터』…탐색전 「끝」

  • 입력 1998년 10월 25일 19시 29분


23일부터 이틀간의 국정감사에서 탐색전을 치른 여야는 이번주 국감에서 △판문점 총격요청사건 △국세청 대선자금모금사건 △부산 다대―만덕지구 택지전환사건 등을 주쟁점으로 해 전면전을 벌일 예정이다.

이틀간의 예비 화력(火力)시범에서 몇몇 상임위에서는 여야간 전력차가 뚜렷하게 드러났으며 일부 상임위에서는 첫날부터 파행을 빚거나 의원들이 식사중 술을 마신 뒤 국감장에 들어오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행정자치위에서는 한나라당이 서울역집회 방해사건의 배후의혹을 제기하며 대대적인 대여(對與)공세를 펼쳤으나 당안팎으로부터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

한나라당은 김영진(金榮珍) 김광원(金光元) 이윤성(李允盛)의원의 ‘삼각편대’로 공세를 폈지만 논리싸움에서 율사출신인 국민회의 유선호(柳宣浩) 추미애(秋美愛)의원에게 다소 밀렸다는 것. 더욱이 국민회의는 김옥두(金玉斗) 장성원(張誠源)의원까지 가세하는 팀플레이가 돋보였지만 한나라당은 주공격수인 세 의원 외에는 모두 침묵.

○…국회 상임위 중 중진의원들이 대거 포진해있어 ‘상원’으로 분류되는 통일외교통상위는 의외로 한나라당 중진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과거와 같은 ‘점잖은 국감’에서 벗어났다는 평.

한나라당은 소장파인 이신범(李信範)의원이 현대그룹의 금강산관광개발 독점권한 이면계약문제를 제기하는 등 집요한 물고늘어지기로 ‘선봉장’역할을 자임. 여기에 김덕룡(金德龍) 박관용(朴寬用) 이세기(李世基)의원 등 중진의원들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눈길.

그러나 24일 외교통상부 감사에서 이홍구(李洪九)주미대사의 정년문제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자 “너무 곁가지로 흘렀다”는 비판이 대두.

○…국방위의 23일 국방부 감사에서 일부 의원들이 술을 마시고 들어와 졸거나 잡담을 나눈 것은 물론 술에 취한채 시비성 질의를 하는 추태를 보여 눈총.

행정자치위는 같은 날 행정자치부 및 경찰청 감사에서 증인신문 순서와 같은 사소한 문제로 여야가 대립, 장외에서 설전만 벌이다가 오전 내내 감사가 공전하는 파행. 행자위에서는 또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과 허준영(許准榮)서울남대문경찰서장 등 2명의 증인에 대한 신문에서 “묻는 말에나 대답하라” “증인의 답변은 들을 필요도 없다” “거짓말 하지마”식의 반말과 윽박지르기가 난무.

○…최근 정치권 현안인 통신감청문제를 높고 여야가 격돌했던 23일 정보통신부 국정감사는 ‘여야 무승부’라는 평.

김형오(金炯旿)의원을 필두로 한나라당의원들은 반포전화국까지 직접 찾아가는 등 정부측을 몰아세워 결국 배순훈(裵洵勳)정통부장관으로부터 반포전화국의 감청협조대장사본을 제출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야당시절 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서 ‘주공격수’로 활약했던 국민회의 김영환(金榮煥)의원이 치밀하게 야당의 주장과 정부의 대응을 동시에 비판, 감청공방을 일단 잠재우는 성과를 얻었다는 것.

○…과거 공격적인 국감을 펼쳤던 국민회의 의원들은 이번 국감부터 갑자기 포지션이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바뀌자 답답하다는 반응.

그러나 공동여당인 자민련의원들은 정부를 매섭게 질타, 일부 국민회의 의원들은 “적군인지 우군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섞인 목소리.

23일 정통부국감에서 자민련측 간사이기도 한 조영재(趙永載)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보다 감청문제를 계속 제기해 정통부간부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기도.

〈김정훈·공종식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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