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관계 개선없인 체제유지 힘들것』

입력 1998-09-09 19:05수정 2009-09-25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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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로 정권 창건 50주년을 맞았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체제를 유지해 온 그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미국의 북한전문가 로버트 스칼라피노(전 버클리대 교수)는 한 때 그 이유를 확실한 ‘보상’과 ‘처벌’에서 찾았다. 체제옹호자들에게는 확실히 보상하고 비판론자들은 가차없이 처벌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을 통제하고 체제의 안정을 지켜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지역 주민들이 한 차례도 민주주의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는 점 △외부세계와의 철저한 단절 △병영국가와 다를 바 없는 가혹한 철권통치 △김일성(金日成)의 카리스마 등을 체제유지의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북한과 김정일(金正日)체제는 더 이상 이런 요인들에 의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21세기를 앞둔 변화의 격랑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어도 △경제 식량난 극복 △남북관계개선 △외교고립 탈피 △시대착오적 군사주의 노선 수정 △인권탄압 중지 등 5대 과제를 달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중 가장 시급한 것은 역시 경제난과 식량부족의 해결이다. 지난해 북한의 무역총액은 21억8천만달러로 88년 52억4천만달러의 41.6%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준 외채 총액 1백19억달러는 경상 국민총생산(GNP)의 56%에 해당될 정도다. 식량사정 역시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올해에도 적지 않은 홍수피해를 보았다.

식량난과 경제난 극복을 위해선 미국 일본과의 관계개선도 중요하지만 역시 남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금강산 관광사업에서도 드러나듯이 내국간 교역이나 원조로 북한을 도울 수 있는 것은 남한뿐이다. 국제무대에서의 고립 또한 남북관계 개선이 해결의 실마리다. 남북관계만 개선되면 ‘고립’은 상당부분 풀린다.

군사적 도발이나 행동으로 주변국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최근의 미사일―인공위성 발사논란은 좋은 예다. 탈 냉전의 세계적 흐름이 총구와 이념에서 빵으로 옮아가고 있음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 보편적인 지적이고 충고다.

공산주의 사상 유례가 없는 권력세습에 성공한 김정일이 과연 이런 난제들을 풀어갈 수 있을 것인가. 9·9절 50주년에 즈음해 세계가 김정일체제에 주목하는 이유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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