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총 발언록]

  • 입력 1998년 8월 4일 19시 35분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전날 국회의장 선거 패배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듯 격앙 일색이었다.

오전10시부터 오후1시20분경까지 3시간이 넘게 진행됐지만 도중에 자리를 뜬 의원은 거의 없었고 무려 21명이 발언에 나섰다. 발언 의원 대부분은 이탈의원들을 향해 “빨리 당을 떠나라”며 격렬하게 성토했다. ‘쥐새끼’ ‘놈’ 등 격한 표현도 서슴없이 터져나왔다.

국회 참여여부에 대해서는 “여당의 사과 등 일정한 조건이 선행되지 않는 한 등원해서는 안된다”는 강경론과 “하루빨리 당을 수습하고 등원해야 한다”는 온건론이 맞섰다.

▼하순봉(河舜鳳)원내총무〓피를 토하고 싶은 비통한 심정이다. 사죄하는 심정으로 총무직을 사퇴하겠다. 배가 침몰하면 배안의 쥐새끼부터 준동을 부린다고 한다. 그러나 절대로 배가 가라앉아서는 안된다.

▼이사철(李思哲)의원〓이탈자가 십수명에 이르고 있는데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국회에 참여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이제 과반수당이 아니다. 떠날 사람은 떠나서 16대 총선에서 심판을 받아야 한다.

▼박주천(朴柱千)의원〓타이타닉호 꼴이 났는데 선장이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꼴이다. 이번 사태는 순전히 우리 잘못이다. 이탈자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면 무능이고 알았다면 직무유기다.

▼이해구(李海龜)의원〓어제 상황은 대단히 황당하고 분하다. 구조조정 정도가 아니라 창당하는 정신으로 나가야 한다. 총재단과 당3역이 낸 사표는 당연히 처리돼야 한다.

▼유흥수(柳興洙)의원〓과거는 그만 얘기하자. 이탈표는 소수이고 대부분은 단결해 있다. 지도부의 인책사퇴를 받아들이자. 국회에는 정정당당하게 나가야 한다.

▼이원복(李源馥)의원〓절대로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지도부를 문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총무가 사퇴하는 것으로 정리하자.

▼이규정(李圭正)의원〓국회등원에는 등원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총리임명동의안은 현재로서는 어렵다.

▼김용갑(金容甲)의원〓내각제를 한번 우리가 주도해보자. 이것을 전당대회에서 한번 논의해 보자.

▼홍준표(洪準杓)의원〓감표위원으로서 볼 때 소극적 반대가 6표, 적극적 반대가 3, 4표라고 본다.

▼김형오(金炯旿)의원〓전국구의원 중에 이탈자가 있다면 신청을 받고 제명시켜주는 것이 좋겠다. 후속체제는 조순총재가 마련토록 하고 사의는 받아들이자.

▼김광원(金光元)의원〓잘못은 우리가 해놓고 무슨 비상이냐. 원구성과 총리임명동의안에 협조해주자.

▼이신범(李信範)의원〓총리임명동의안 투표함의 개함요구안을 제출해 기립표결하자. 이탈자를 가릴 수 있을 것이다. 총무가 사퇴했으니 3당총무가 합의한 의사일정은 무효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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