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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6월 10일 1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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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협정은 투자 이후 단계뿐만 아니라 투자이전 단계에서도 외국투자자에 대해 내국인대우를 보장해준다. 한국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통상자유화만 뺀 자유무역협정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의 투자환경이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메시지를 외국투자자들에게 전할 수 있어 새 정부가 추구하는 개혁 개방작업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를 제고하는 측면이 있다.
또 미국기업의 첨단기술과 한국기업의 생산기술 및 아시아지역에 대한 마케팅기술을 결합하는 전략적 제휴를 촉진하고 미국의 대한(對韓)투자 증가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증대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한국기업 및 투자자의 미국내 투자활동과 관련한 입국 및 체류도 보장된다.
미국으로서는 한국시장에 자유로이 진입 또는 퇴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한국시장에서의 법적 안정성을 보완하며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를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미 해외투자보증공사(OPIC)의 투자보증사업 재개 합의는 한국의 노동권보호기준이 국제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91년 중단한 것을 재개한다는 점에서 한국의 노동권보호수준이 이제 국제수준에 이르렀음을 인정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그동안 노동시장불안이 외국투자 유치의 최대장애요인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외국투자자의 인식을 상당부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정부가 노동문제에 대해 보다 정당성을 갖고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국제사회에 확산될 것이다.
필요한 시기에 미국이 제2선방어 지원자금을 한국에 제공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한 것은 그 자체로 한국의 제2의 외환위기 도래가능성에 대한 외국투자자들의 우려를 상당부분 진정시키는 심리적 효과가 기대된다.
한미항공자유화협정 체결은 세계항공시장 중 가장 성장잠재력이 큰 아태항공시장에서 양국 항공업계가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미국이 대한투자조사단을 파견하고 한국유학생에 대한 취업기준을 완화키로 한 것은 빌 클린턴대통령의 말대로 미국이 ‘한국의 친구’임을 확인시켜 주기 위한 성의표시라 할 수 있다.
또 95년 이후 중단된 한미경제협의회 재가동은 정상회담의 후속협의를 위한 것이나 미국정부의 한국정부에 대한 신뢰회복이 바탕이 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이같은 성과는 한국의 새 정부 출범 후 취해진 경제개혁조치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개혁의지에 대한 미국 조야의 긍정적 평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클린턴대통령은 한국의 경제사정이 어려운데도 보호장벽을 치지 않고 오히려 개혁 개방을 추구하면서 위기를 극복하려는 자세에 대해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