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한나라당에 「야당 5戒」충고

  • 입력 1998년 5월 11일 19시 46분


국민회의 대변인실이 11일 ‘야당선배’로서 ‘초보야당’인 한나라당에게 야당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 다섯가지를 제시, 한나라당을 자극했다. 이름하여 ‘야당 5계(五戒)’.

이는 △비도물행(非道勿行·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 △비진물언(非眞勿言·진실이 아니면 말하지 말라) △비의물수(非義勿隨·의가 아니면 따르지 말라) △무안물반(無案勿反·대안이 없으면 반대하지 말라) △불편물노(不便勿怒·편안하지 않더라도 노하지 말라) 등.

한나라당에 대한 ‘충고’의 차원이라는게 국민회의측의 설명이지만 곳곳에 한나라당에 대한 비아냥과 조소(嘲笑)가 담겨 있다.

특히 ‘무안물반’이나 ‘불편물노’의 경우 야당으로 전락한 한나라당의 ‘신세’를 은근히 즐기는 듯한 인상까지 풍긴다. 국민회의는 “5계를 지키는 야당은 국민 사랑을 받는 ‘국민의 야당’이 되는 반면 어기는 야당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아 ‘나홀로 야당’으로 전락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는 야당시절 5계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간혹 파계의 유혹에 빠진 적도 없지 않았음을 솔직히 고백한다”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은 힘들고 괴롭더라도 5계를 철저히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야당노릇이 어려운 것”이라고 훈계했다.

이같은 국민회의의 ‘도발’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국민회의는 말장난으로 정치를 오염시키지 말고 실업자 및 경제위기 대책 마련에나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회의가 야당5계를 내놓는다면 우리는 ‘여당 선배’로서 ‘여당 10계’도 내놓을 수 있다”며 “여당의 막중한 소임이나 잘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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