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再·補選 표밭]與野 『불모지 개척-텃밭고수』총력전

  • 입력 1998년 3월 26일 20시 33분


김대중(金大中)정부 출범 후 영남권 민심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부산서구, 대구달성, 문경―예천, 의성 등 4개지역 국회의원 재 보궐선거에 여야가 총력을 쏟아붓고 있다.

연합공천을 한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최소한 두 곳에서 승리, 국민회의 불모지인 영남권에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텃밭인 영남권을 수호, 거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겠다고 벼르고 있고 국민신당은 최소한 한곳이라도 건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부산 서구 ▼

국민회의는 10명의 후보가 난립한 부산서구의 경우 정오규(鄭吾奎)후보가 선전을 하고 있으나 지역적 한계 때문에 정후보의 당선을 장담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현재 한나라당 정문화(鄭文和)후보와 무소속 곽정출(郭正出)후보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정후보가 맹렬한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자체분석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후보가 초반에는 곽후보에게 고전했으나 여론조사 결과, 25일부터 곽후보를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정후보가 부산시장 시절 원만한 시정을 펴 지역평판이 좋은데다 당 조직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소속의 곽후보는 두번씩이나 한나라당에서 ‘팽’당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동정여론을 자극, 승기를 잡았다고 장담한다. 곽후보는 특히 ‘야도(野都)’ 부산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는 자신이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신당은 대선때 성적이 좋았던 부산에서 승리해야 당의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다고 보고 이종혁(李鍾赫)후보의 선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 대구 달성 ▼

국민회의 엄삼탁(嚴三鐸)후보와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후보가 맞대결을 벌이고 있어 판세 예측이 쉽지않은 상황이다.

국민회의는 엄후보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박후보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당초 엄후보가 지지율에서 박후보에 비해 10%정도의 열세를 보였지만 박후보가 정체상태인데 비해 엄후보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영남지역 교두보 확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과거보다는 미래, 어제보다는 내일’을 위해 여당인 엄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며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의 향수를 자극하려는 박후보측의 전략을 차단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엄후보가 관리해 온 70여개의 사조직을 최대한 가동, 바닥표 훑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후보가 이미 안정권에 들어갔다고 주장한다. 한때 엄후보가 상승세를 타는 바람에 긴장했으나 다시 주춤해졌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승기를 굳히기 위해 26일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이한동(李漢東)대표, 현역의원 20여명 등이 이 지역 정당연설회에 참석해 지원유세를 하고 시장 등을 돌며 표를 다졌다.

▼ 문경―예천 ▼

자민련 신국환(辛國煥), 한나라당 신영국(申榮國), 무소속 이상원(李相原)후보가 혼전을 벌이고 있다는 게 각 후보 진영의 분석. 자민련은 신국환후보가 최근 한나라당소속이었던 반형식(潘亨植)전의원의 지지선언으로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한다. 여론조사에서도 신국환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게 자민련의 분석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 지역이 4곳의 재 보선지역중 가장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신영국후보가 황병태(黃秉泰)전의원의 복권가능성에 따른 공천지연으로 초반 선거운동에 열세를 보였으나 중반이후 자민련 신국환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기 시작했다는 것. 한나라당은 그러나 문경시와 예천군간에 나타나고 있는 소지역주의 양상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신영국후보와 무소속 이후보가 문경출신인데 비해 자민련 신후보는 예천출신이기 때문.

▼ 의성 ▼

자민련 김상윤(金相允),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 국민신당 신진욱(申鎭旭)후보가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자민련은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측근인 김후보가 김명예총재의 후광을 업고 한나라당 정후보와 백중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우명규(禹命奎)전서울시장이 김후보 지지를 선언, 여론몰이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게 자민련의 자체 분석이다.

한나라당은 정후보가 지지율에서 두 후보를 10%이상 앞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물면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앞서는데다 김대중정부 출범후 악화된 TK정서 덕분에 정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신당도 신후보가 해볼 만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차수·문철·송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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