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총리 인준」 2일 국회표결…여야영수회담서 합의

  • 입력 1998년 2월 27일 20시 07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조순(趙淳)총재는 27일 청와대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김종필(金鍾泌)총리’ 임명동의안을 3월2일 국회본회의에서 표결처리키로 합의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한나라당이 국회본회의에 불참, 표결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국회법과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한나라당이 28일중 본회의 표결에 참석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조총재는 이에 대해 “내일(28일) 표결은 어렵다”며 “이틀간만 여유를 주면 당의 의견을 수렴, 총리임명동의안을 적법하게 처리토록 하겠다”고 밝혔다고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이 전했다.

그러나 ‘적법처리’에 대해 청와대와 국민회의 자민련 등 여권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해석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표결에는 참여하되 투표방법은 자유라고 해석하고 있어 논란의 소지는 아직 남아 있다.

회동에서 조총재는 ‘김종필총리’ 인준불가는 변경할 수 없는 당론이라며 김대통령에게 지명을 철회하거나 김총리지명자가 스스로 사퇴할 것을 요구했으나 김대통령은 “자민련과의 합의를 깨는 배신행위”라며 거부했다.

김대통령은 또 한나라당이 국회본회의에서 총리 임명동의안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총리서리체제로 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은 조총재가 내각제 개헌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데 대해서도 “자민련과의 기본적인 약속”이라고 거부했으나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조총재가 전했다.

김대통령은 “야당의원들을 빼내갈 생각이 조금도 없으나 야당도 1년간은 우리를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야당총재들과 정기적으로 월례회동을 갖고 야당의원들과도 전부 또는 일부와 자리를 만들어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으며 조총재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총리임명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지게 됨에 따라 국민회의와 자민련 양당은 소속의원들을 총동원,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개별접촉에 나섰다. 만약 ‘김종필총리’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 김대통령은 총리를 재지명해야 하는 등 정국에 또다른 대파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에서는 표결에는 참여하되 명패만 넣고 기표는 하지 않는 집단기권 움직임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조총재는 이와 관련, 이날 회동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통령이 표결방법까지 왈가왈부할 입장에 있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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