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林부총리 다시봤다』…「달러輸血」 맹활약 호평

  • 입력 1997년 12월 25일 20시 29분


대선 전의 분위기대로라면 임창열(林昌烈) 경제부총리는 지금 김대중(金大中)당선자 앞에 얼굴을 들고 앉아있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3일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을 받기로 결정했을 때 후보였던 김당선자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를 겨냥, 「국치(國恥)」라는 말을 써가며 경제파탄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국민회의는 한때 한나라당 이후보,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 등과 함께 임부총리를 「경제파탄 5적(賊)」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김당선자도 20일 임부총리로부터 첫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재경원은 실망스러운 정책을 펴온 데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하지만 당선후 1주일 동안 임부총리를 만나고 있는 김당선자의 시선은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물론 김당선자가 임부총리를 개인적으로 평가한 적은 없다. 그러나 김당선자 주변의 경제참모들은 서서히 임부총리를 『능력있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칭찬하기 시작했다. 특히 임부총리는 선거 직후부터 김당선자와 함께 국가부도사태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고 25일 IMF와 서방선진7개국으로부터 1백억달러의 긴급자금을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임부총리는 이 과정에서 데이비드 립튼 미 재무차관과 만나 IMF가 요구하는 추가이행사항을 수용하는 대신 1백억달러를 조기에 지원받는 담판을 성사시켰다는 후문이다. 「12인비상경제대책위」 멤버인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은 25일 『1백억달러를 조기지원 받는데 가장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 임부총리였다』며 『김당선자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은 접해봐야 안다」는 속설은 국민회의와 임부총리의 달라진 관계에도 적용될 것 같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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