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盧가 온다』 政街 술렁…정치재개 여부 촉각

  • 입력 1997년 12월 21일 20시 24분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복권이 앞으로 예상되는 정계 개편과 한나라당 균열(龜裂)과정에서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전씨는 보스 기질도 강한데다 대구 경북(TK)지역의 여론도 비교적 호의적인 편이어서 5,6공 인사들이 정치 세력화를 꾀한다면 그 구심점은 전씨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치관측통들은 그러나 전,노씨가 곧바로 정치세력화를 꾀하기는 어려운 입장이어서 이들의 정치재개는 사실상 정국변화에 달려있다고 전망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는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는 한나라당 내부의 당권다툼이다.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5,6공 인사들이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내 5,6공인사들의 거취와 전,노씨의 정치세력화는 밀접한 함수관계에 놓여 있다는 게 정설이다. 또 불과 5개월 뒤 치러지는 광역 및 기초단체장 선거와 선거법위반혐의로 대법원의 최종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의원중 많게는 5,6명이 의원직을 상실할 가능성도 커 그에 따른 보궐선거도 변수 중의 하나다. 즉 내년에 새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위기관리체제를 극복할 능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5,6공 세력들이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지방선거를 통해 새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면서 정치재개를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민정계출신인 한 중진의원은 『전씨가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하게 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보스기질이 강하고 자기 사람도 많은 전씨라면 일을 저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95년 민자당 김윤환(金潤煥)대표 당시에도 「TK신당설」이 심심찮게 나돌아 정가에 화제를 뿌렸으며 5.18특별법제정이후에는 구 민정계세력이 이탈하는 등 전,노씨 추종세력도 적지 않다는 것. 전씨를 중심으로 한 5,6공세력의 정치재개에는 장세동(張世東)전안기부장 안현태(安賢泰)전경호실장 허문도(許文道)전통일원장관, 허화평(許和平) 허삼수(許三守) 이학봉(李鶴捧)전의원, 민정기(閔正基)비서관 등 전씨 측근그룹과 김진영(金振永)전육참총장 이종구(李鍾九)전국방장관 등 하나회출신이 핵심세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또 사공일(司空壹)전경제수석 노재봉(盧在鳳)전총리 정해창(丁海昌)전대통령비서실장 서동권(徐東權)전안기부장 정구영(鄭銶永)전검찰총장 최석립(崔石立)전경호실장 이진삼(李鎭三)전육참총장 등과 정호용(鄭鎬溶) 박준병(朴俊炳) 배명국(裵命國) 이치호(李致浩) 곽정출(郭正出) 김정례(金正禮) 유돈우(柳惇佑) 금진호(琴震鎬) 민태구(閔泰求) 김한규(金漢圭) 이상재(李相宰) 황윤기(黃潤錤) 정동호(鄭東鎬) 김길홍(金吉弘) 정필근(鄭必根)전의원 등도 정치상황에 따라 가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된다. 현역의원으로는 C K H의원 등 십수명이 거론되고 있지만 원외인사들에 비해서는 신중하게 처신할 것으로 보인다. 전씨를 중심으로 5,6공 세력이 뭉칠 경우 그 방안은 TK중심 독자신당 창당이나 한나라당내 민정계 세력화 등이 중점적으로 검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세력화에 꼭 필요한 자금문제도 노씨는 거의 모든 재산은 추징당했지만 전씨는 아직도 무기명채권 등으로 숨겨놓은 재산이 상당히 많다는 게 중론이다. 사정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전씨는 아직 천억원대에 가까운 재산을 숨겨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실명제가 대폭 보완되면 이 「은닉자금」이 신당창당자금으로 쓰이지 말란 법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전씨는 「역사 바로세우기」를 주창하면서 자신을 사법처리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경제 실정(失政)을 비판하는 등 정치재개의 명분도 이미 마련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과거 전씨를 중심으로 한 5,6공 세력이 「원(元)민정당」을 창당하려다 여권핵심부에 포착되면서 와해된 사례가 있듯 김대중(金大中)정부도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최영훈·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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