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 대구 전당대회를 닷새 앞두고 신한국당은 더욱 심한 내홍(內訌)의 수렁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23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이회창(李會昌)대표에게 『전당대회를 축제분위기 속에서 잘 끝내달라』고 당부했지만 「축제」는커녕 야권의 힐난대로 「분당(分黨)대회」만 면해도 다행인 형편이다.
김윤환(金潤煥)고문 등 일부 당 중진들의 참석여부도 불투명하다. 또 비주류 민주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후보용퇴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강경파들이 전당대회장에서 이대표의 후보사퇴를 요구할 것이라는 풍문도 나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는 한때 전당대회 개최연기와 장소변경 문제를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24일 서정화(徐廷和)전당대회의장에게 총재직 사퇴서를 제출하는 등 전당대회 준비절차는 이미 시작됐다. 당내에서도 지금와서 전당대회 일정을 변경할 경우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 당지도부는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예정대로 행사를 치르겠다는 생각이다. 어떻게 해서든 당력을 모두 모아 대선전진대회나 단합대회로서 전당대회를 치르겠다고 당지도부는 결심을 굳힌 것 같다.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전당대회 연기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 전당대회가 이대표 지지도 반등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며 당이 새 단장을 하고 나면 조금씩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전당대회 강행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당지도부는 대회 하루전인 29일 대구로 내려가 현지인사들을 초청, 전야제를 갖고 10월2일에는 서울에서 총재취임 축하연을 여는 등 기세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