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全씨 비밀메시지 오갔다…사면파동후 변호사통해

  • 입력 1997년 9월 23일 20시 12분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씨 등 전직 대통령 사면문제가 또다시 정치권의 수면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이달초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위원측이 제기했던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는 청와대측의 일축으로 곧바로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최근 이대표측이 다시 이 문제를 거론하고 나서 수면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23일 『이대표가 대선전 전직 대통령 사면을 은밀히 건의할 것으로 안다. 대선전이라면 계기가 될 시점은 개천절(10월3일)밖에 없다』고 말해 개천절 사면건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측근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도 이 문제로 고심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사면을 단행할 경우 순전히 김대통령의 은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대표의 역할이 있었음을 영남권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측근의 얘기처럼 이대표측에서는 청와대에서 사면을 발표하더라도 「이대표의 건의를 받아들여…」라는 문구를 삽입해주기를 기대한다. 당의 한 관계자도 『30일 대구 전당대회에서 김윤환(金潤煥)고문이 대표가 되지 않는다면 영남지역 사람들에게 뭔가 다른 선물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23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김대통령과 이대표 사이에 사면 시기에 대한 교감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대표측이 사면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대선의 「승부처」인 영남지역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선거에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며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자세다. 아무튼 이달초 사면 파동 직후 이대표와 전씨 사이에 비밀 메시지가 오간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씨측 이양우(李亮雨)변호사와 이대표측 김용갑(金容甲)의원을 통해 오간 메시지에서 전씨는 「신경을 써주어서 고맙다. 나 때문에 정치적 곤경에 처하게 돼 유감이다. 내가 한두달 먼저 나가고 늦게 나가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니 너무 괘념치 말라」고 전해왔다는 것. 이대표도 같은 채널을 통해 「고생 많으시다. 추석 때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안돼서 아쉽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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