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자민련 만나고 또 만나라』…단일화협상팀 분발 촉구

  • 입력 1997년 9월 18일 20시 30분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DJ)총재는 17일 오전 서울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선거기획본부단 회의를 주재하며 당 간부들을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교체의 성패가 자민련과의 후보단일화에 달려있는데 왜 자민련 의원들과의 접촉을 소홀히 하느냐」는 게 질책의 요지. 자민련 의원들을 「맨 투 맨」으로라도 접촉, 밑으로부터 후보단일화의 분위기를 조성하라는 강력한 주문이었다. 실제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총재와의 후보단일화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추석연휴 직전부터 JP와 「담판」을 위한 양당 총재 회동을 추진했으나 JP는 『아직 시기가 아니다』며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김총재는 가급적 이달 안으로 김종필총재를 만나 담판을 지었으면 한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추석 연휴기간 중 김대중총재의 생각을 지배한 것도 바로 「DJP타결→여론지지율 35%고지 확보→김대중대세론 확산」이었던 것 같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김총재 지지율은 30% 안팎. 자민련과 합의한대로 이달 말까지만 후보단일화협상을 타결하면 지지율이 최소한 35%이상으로 높아져 10월부터는 1강(김대중)1중(이인제)2약(이회창 조순)의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국민회의의 판단이다. DJP단일화가 최소한 6∼8%의 지지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자체 분석에 따른 것이다. 사실 국민회의는 DJP협상을 제외하고는 모든 대선변수가 김총재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인제변수」 「영남정서」 등등. 물론 「이인제변수」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이전지사가 세대교체론을 주장하며 젊은 이미지로 밀어붙이면 매우 곤혹스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지사가 이회창(李會昌)대표의 표밭을 잠식하기 때문에 불리함을 상쇄할 것이라는 게 국민회의의 분석이다. 당직자들은 또 이구동성으로 『추석 연휴기간 중 영남유권자들의 동향을 파악한 결과 「DJ거부감」이 많이 희석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총재가 26일 대구지역 TV토론 때 2박3일을 현지에서 보내고 28일 마산, 30일 창원, 다음달 2일 부산 토론회 때도 현지에서 최소한 1박2일 이상 머물며 영남표밭을 적극 공략키로 한 것도 그 때문이다. 또 김총재가 매주 한 차례 「경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나선 것도 유권자들의 뇌리에 「김대중 대통령」의 이미지를 미리 입력시켜 놓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김대중 대세론」을 기정사실화하는 작업, 그것이 바로 김총재의 추석연휴 구상인 것 같다. 〈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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