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는 DJ 『재야를 어떻게 할 것인가』

  • 입력 1997년 9월 13일 18시 22분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가 보수인사 영입과 재야세력의 협조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앞에 놓고 고심하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안기부와 군출신 인사의 영입에 발벗고 나선 지 이미 오래다. 또 현재 개발중인 정책이나 공약 중 일부도 「신보수주의 색깔」이 짙게 배어있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그러자 재야단체의 중심축인 전국연합은 일찌감치 민주노총과 연대, 권영길(權永吉)위원장을 국민후보로 밀고 있다. 국민회의로서는 이같은 움직임을 방치해서도 안될 입장이다. 이번 대선은 5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과거 어느때보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근태(金槿泰)부총재 등 당내 재야출신 인사들은 국민후보쪽으로 쏠릴 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오래전부터 재야인사들과의 접촉을 강화해왔다. 재야 종교계 원로들을 중심으로 10월초에 「수평적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위원회」(가칭)를 결성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함세웅신부 김상근목사 지선스님 등 3인이 중심이 된 이같은 움직임은 재야가 87년과 같이 분열하지 말고 뭉쳐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해 가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사실상 「(김대중총재에 대한) 97년판 비판적지지」 모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작 김총재는 이같은 움직임에 별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국민회의측이 주력하고 있는 DJP연합이나 보수인사 영입으로 노리는 효과와는 상충되기 때문에 오히려 조심스러워하는 기색마저 엿보인다. 한 핵심측근은 『92년 대선당시 김총재가 재야단체인 전국연합과 정책연합을 했다가 득보다는 오히려 실이 많았던 뼈아픈 경험을 떠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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