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삼탁(嚴三鐸)과 김대중(金大中).
언뜻 보아도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다. 92년 대선 당시 안기부 기조실장을 지낸 엄씨는 안기부내의 대표적인 김영삼(金泳三)후보 라인으로 대선에 깊이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후 문민정부에서 병무청장에 기용되기도 한 엄씨의 국민회의 입당설이 점차 구체성을 띠어가는 분위기다.
국민회의의 한 고위관계자는 4일 『재경 경북도민회장인 엄씨의 영입을 추진한 결과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며 이같은 사실을 간접 확인했다. 국민회의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안기부 출신인 박상규(朴尙奎)부총재가 그동안 엄씨와 계속 접촉해왔고 최근 엄씨의 입당이 기정사실화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엄씨는 지난 2일 광주에서 열린 국민회의 후원행사에 참석, 축사를 해 국민회의 입당설을 뒷받침했다.
엄씨는 또 3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의 후원회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엄씨가 이후 국민회의 입당을 고려하게 된 것은 현 정권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3년 슬롯머신 사건으로 구속됐던 엄씨는 석방 후 보사부 산하단체 부위원장직을 맡으려다 현 정권 실세의 반대로 무산됐고 이 때문에 현정권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다는 것. 엄씨는 그러나 국민회의 입당설을 일단 부인하고 있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