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토론회는 종전과 달리 정책중심의 까다로운 질문이 이어지자 시종 긴장감이 감돌았다. 박수나 폭소도 거의 없었다.
김후보는 일찌감치 토론장에 도착, 金龍煥(김용환)부총재 등 핵심 당직자들과 즉석 구수회의를 갖는 등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전에는 딸 예리씨가 토론장까지 따라와 분장을 해줬지만 이날은 집에서 간단한 분장을 하고 나왔다. 김후보는 30분전에 토론장에 입장, 패널리스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자리에 앉자마자 토론자료를 들춰보는 등 「정책토론」의 첫 타자라는 데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 그는 토론중에도 자료를 검토하곤 했다.
김후보가 가장 곤혹스러워 한 대목은 지난 80년 신군부에 저금한 돈 등 현금 43억원을 몰수당한 사실을 추궁당할 때였다. 그는 정경유착이 아니냐는 추궁에 진땀을 흘렸다. 당직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토론회가 끝난 뒤 측근들에게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토론장에는 자민련측 간부 등 2백50여명이 참석했으며 부인 朴英玉(박영옥)여사도 끝까지 토론회를 지켜봤다. 자민련측은 TV카메라가 자주 비추는 박씨의 주변에 젊은층을 재배치하는 기민함도 보였다.
〈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