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黨개혁특위 설치배경]『이래도 떠날래』이인제 붙잡기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신한국당의 姜三載(강삼재)사무총장이 27일 발표한 「당개혁특위」 설치 방침은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의 이탈 명분을 서둘러 희석시키려는 대응조치로 보인다. 이지사가 李會昌(이회창)대표에게 총재 경선제를 골자로 한 당개혁안을 들이민 것이 26일. 그러니까 하루 만에 대응카드를 꺼낸 셈이다. 이대표 등 당지도부가 이처럼 예상보다 발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처지 때문이다. 대선여론 형성의 결정적인 고비로 보는 추석연휴(9월14∼17일) 이전까지 이대표에 대한 지지율을 반등(反騰)시키지 않으면 상황이 매우 어려워진다는 게 당안팎의 지배적 시각이다. 아무튼 당개혁특위 설치는 이지사를 비롯, 경선 탈락후보들의 요구를 일단 수용하겠다는 「확실한」 의사표시로 볼 수 있다. 이대표측은 이같은 특위 설치와 함께 나름대로 개혁안을 준비 중이다. 아직 윤곽이 잡힌 상태는 아니지만 원칙은 이지사가 내놓은 개혁안 내용 중에서도 상당부분을 수용, 이지사의 독자출마 명분을 희석시키고 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대표측은 내달초 당개혁 및 권력분담에 관한 입장을 발표, 비주류를 껴안기 위한 제도적 보장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당개혁특위가 설치된다해도 갈 길은 멀고 험할 것으로 보인다. 말이 좋아 당개혁이지 총재 경선제는 물론 부총재제 도입이나 복수최고위원제 등 「각론」으로 들어가면 난해(難解)한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도 추석 이전, 즉 열흘남짓 만에 결론을 내야한다는 게 문제다. 현재 이대표측은 당개혁안 중 일부는 당헌 당규 개정을 통해 즉각 시행하고 대선전 시행이 어려운 사안은 공약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이지사의 주장 중 받아들일 만한 것만 수용하겠다는 태세다. 그러나 이지사측은 총재경선 등 이대표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어 특위가 가동된다 해도 당내 이견으로 불협화음만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양측은 「서로 다른 궤도를 달리는 기차」의 형국으로 보인다. 〈최영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