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이인제 회동의미]金대통령 『딴맘은 없다』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의 27일 단독회동은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위원에 대한 청와대의 강력한 지원이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청와대는 『이대표 외의 대안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적극 지원에는 한발 물러서 있는 느낌이었다. 김대통령도 지난 21일 이대표의 주례보고에서 『당의 대선승리를 위해 총재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으나 가시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었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딴맘」을 먹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이대표측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따라서 이날 김대통령이 이지사의 출마를 적극 만류한 것은 고심 끝에 청와대가 「결론은 이회창」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측이 가장 먼저 「이지사 주저앉히기」에 나선 것은 이지사가 독자출마할 경우 여권이 공멸(共滅)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같은 청와대측의 행동 가시화에는 이대표측의 압박작전도 작용한 듯하다. 이대표 측근들은 최근 『대통령후보로 뽑아놓고 이렇게 도와주지 않는다면 우리도 생각이 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결국 이대표측 불만은 총재직 조기이양 요구로 증폭됐고 25일과 26일 청와대와 이대표측이 물밑 조율을 벌인 결과 이대표측이 총재직 조기이양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청와대가 본격 지원에 나서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7일 청와대와 이대표측에서 『총재직을 꼭 조기이양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얘기가 동시에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문제는 김대통령이 들썩거리는 당내 경선주자들을 주저앉히고 「정지작업」을 할만한 힘을 갖고 있느냐다. 이지사는 27일 면담 직후 『내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해 일단 김대통령의 만류 요구가 매듭지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지사측은 그동안 「이대표로는 신한국당의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독자출마를 강행할 태세를 보여왔다. 아무튼 청와대측도 칼을 뽑은 이상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 이대표를 밀어준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김대통령과 이지사의 회동은 그 첫 시험대인 셈이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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