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이인제출마-후보교체론등 『꼬인다 꼬여』

  • 입력 1997년 8월 25일 20시 17분


신한국당의 집안사정이 갈수록 꼬이는 형국이다. 李仁濟(이인제)경기도지사가 대통령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몸짓으로 민주계 중진들과 연쇄 회동을 하는가 하면 당내 일각에서는 후보적격여부의 공론화 조짐마저 보인다. 후보문제의 공론화는 25일 민주계 인사들 모임에서 불거져 나왔다. 이날 徐錫宰(서석재)의원은 金운환(김운환) 徐淸源(서청원)의원과 잇따라 만나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지지율 하락 등으로 정권재창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국면타개책을 놓고 깊은 얘기를 나눴다. 서석재의원은 『이대표를 둘러싼 여러 얘기들을 당내에서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김의원도 『경제까지 바닥을 헤매는 상황에서 이대표의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서청원의원은 이날 지난 경선 때 李壽成(이수성)고문 캠프에서 함께 일했던 金東旭(김동욱) 孫鶴圭(손학규) 李在明(이재명) 姜聲才(강성재) 劉容泰(유용태) 李在五(이재오)의원 등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당 결속을 위해 이대표가 과감한 자세로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이대표의 후보적격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공론화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 참석의원은 『야당에서 이대표에 대해 2탄, 3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당무회의나 지구당위원장회의 의원총회 등을 열어 이대표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지사는 이날 저녁 서석재의원을 만난데 이어 26일에는 서청원의원과 접촉키로 하는 등 출마준비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선 느낌이다. 이지사의 한 측근은 『이지사가 당 중진들에게 협력을 요청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지사와 민주계 인사들의 움직임이 긴박하긴 하나 아직은 이들의 정국대응방향이 완전히 정리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출마결심을 굳힌 듯한 이지사도 당내 상황의 유동성과 명분 때문에 당의 울타리를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처지다. 또 정권재창출의 위기를 느끼고 있는 민주계 인사들도 공론화 필요성을 외치고는 있으나 집단행동에 따른 정치적 부담 때문에 당안팎의 분위기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이달말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을 만나 당 진로와 국정개혁방안을 제시할 朴燦鍾(박찬종)고문의 향방도 변수다. 이지사와 협력 움직임을 보이는 박고문은 두 사람이 각각 독자출마한 뒤 선거 직전에 연대하는 쪽으로 생각을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선정국이 더욱 복잡하게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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