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민주계 일각 조순캠프 『기웃』…정발협 핵심까지 꿈틀

  • 입력 1997년 8월 22일 20시 08분


최근 신한국당의 민주계 일각에서 「趙淳(조순)서울시장 대망론(待望論)」이 은밀하게 퍼져가고 있다. 신한국당 崔炯佑(최형우)고문계에 속한 사람 중 누구누구가 벌써 조시장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문이 당안팎에 무성하다. 이런 가운데 급기야 자민련 李圭陽(이규양)부대변인은 22일 「신한국당 이탈세력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이같은 이상기류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부대변인은 『신한국당 안팎에서 후보교체설이 날로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이미 야당후보(조순시장)줄서기에 나선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면서 『낮에는 여당 밤에는 야당 활동을 하는 신한국당 의원들의 수가 날로 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부대변인은 또 경선초기 신한국당내 최대계보의 캠프에 속했던 강원 출신 모의원과 중견언론인 출신 C씨를 비롯, 신한국당 대의원들이 이미 조시장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거명하기까지 했다. 이같은 기류변화는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확산되고 있는 「9월위기설」의 전주곡(前奏曲)으로까지 여기고 있다. 민주계 일각의 조시장 지지 움직임이 당내 인사들의 입을 통해 빠른 속도로 전파되면서 당내에는 심지어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 핵심멤버들의 조시장지지설도 나돈다. 신한국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정발협의 핵심인사 등 7,8명이 조시장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는 첩보가 입수된 일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민주계 일각의 움직임이 대세를 형성해 민주계 다수가 조시장을 지지하는 「큰 흐름」을 만들어 낼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최근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조시장과의 회동과 민주계일각의조시장지지 움직임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정치권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치분석가들은 신한국당내의 「조순대망론」이 「병역정국」의 와중에서 큰 타격을 입은 이회창대표의 지지도가 앞으로 반등(反騰)하지 않을 경우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신한국당의 이탈세력이 점차 확산되는 이른바 「이탈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만약 민주계를 중심으로 한 이탈세력이 조순지지로 돌아설 경우 그것은 바로 당이 깨어지는 사태를 말하는 것인데 그런 일은 정계개편 등 정치권의 새로운 지각변동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있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시장이 이미 민주당에 입당한 이상 민주계가 그를 이대표를 대체할 「와일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민주계의 집단탈당→신당창당→민주당과의 합당」 등 복잡하고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같은 정치적인 개편이 가능할지, 또 그런 모험을 감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조시장이 신한국당의 민주계 일각을 흡인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그가 내달 10일 경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공식추대된 후 어떤 인물들을 자파진영으로 끌어들이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시장이 본격적인 후보검증을 받으면서도 꾸준한 지지도를 유지하며 거물급 인사들을 영입할 경우 그 세는 예상외로 불어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오히려 「거품」이 걷히고 말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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