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민주당 『「구원 투수」 趙시장뿐』

  • 입력 1997년 8월 4일 22시 52분


趙淳(조순)서울시장을 「구원투수」로 등판시켜 활로(活路)를 모색해 보려는 민주당의 움직임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李基澤(이기택)총재와 李富榮(이부영)부총재는 3일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순 카드」를 공개거론했다. 경북 포항북구 보궐선거에서 치명상을 입은 이총재는 이날 당총재직을 공식사퇴한 뒤 『정권교체와 3김(金)정치 청산을 위해 조시장이 민주당의 대통령후보가 될 수 있다』며 조기입당의 필요성까지 강조했다. 이날 당권도전의사를 강력하게 내비친 이부총재도 조시장을 이른바 「가장 강력한 제삼후보」로 묘사하고 『조시장이 출마하면 현재의 3당구도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시장을 포항보선 이후 「존립위기」에 몰린 민주당의 「구원투수」로 기용하는 데는 당내 주류나 비주류의 인식이 일치한 셈이다. 하지만 방법론은 다르다. 이총재를 비롯한 주류는 사실상 「추대」형식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총재는 최근 조시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뜻을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부총재의 구상은 다르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일단 지도체제를 정비한 뒤 「시간여유」를 갖고 후보문제를 논의하되 조시장의 입당과 출마의사가 확인되더라도 전국적 예비선거, 즉 경선을 거쳐야 「조순후보」의 대선경쟁력이 제고된다는 것이다. 이부총재는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총재와 내가 지켜온 당』이라며 특히 총재경선에 출마할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부총재는 요컨대 이총재까지 나서 공개추진중인 「조순후보만들기」의 대세를 인정하지만 「여건」이 되면 자신도 「기회」를 갖겠다는 것이다. 『여당인 신한국당까지 자유경선을 하는 마당에 민주당이 어떻게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외면할 수 있느냐』는 게 이부총재의 주장이다. 그러나 조시장이 어떤 결심을 할 것인지, 조시장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당내 역학관계」는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그리고 이총재가 아직도 거부감을 갖고 있는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를 어떻게 끌어안을지 등 민주당의 활로찾기 앞에 놓여있는 관문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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