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씨 『후보단일화 안되면 국민대연합 추진』

  • 입력 1997년 7월 30일 20시 56분


자민련 朴哲彦(박철언)부총재가 30일 밝힌 가칭 「정권교체와 내각제를 위한 국민대연합」 추진구상이 당 안팎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박부총재의 「국민대연합」 구상은 야권후보 단일화시한을 「9월10일까지」로 못박고 그 시한을 넘기면 정파를 초월한 「다자간(多者間) 협의체」로 별도의 야권후보 단일화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박부총재의 발언은 최근 지지부진한 단일화협상을 빨리 매듭지으라는 「압박용」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나아가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로 한정돼 있는 「DJP단일화」의 가능성을 넓혀 야권대통합을 이루자는 주장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DJP단일화」를 「다자간협의」로 확대하자는 박부총재의 구상은 양당간 단일화계획을 전면 부정하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두 김총재가 내심 가장 경계해온 「제삼후보론」으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직자들은 박부총재의 발언을 한낱 「덜익은 이상론」으로 치부하며 일체의 논평을 삼갔다. 의원들도 『혼자서 무슨 생각을 못하겠느냐』 『원래 「돌출발언」이 잦은 사람 아니냐』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일부 의원들은 대체로 박부총재가 앞으로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띄운 「애드벌룬」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박부총재 발언의 진의파악에 부심하며 향후 박부총재의 행보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박부총재가 朴泰俊(박태준)의원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독자적 세 규합을 모색하고 있는 당내 일부 TK(대구경북)출신 의원들의 움직임을 고려할 때 그냥 해본 소리는 아닐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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