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 전간사장 徐淸源(서청원)의원은 「김심(金心·김대통령의 의중)」을 잘못 읽은 것인가, 아니면 왜곡한 것인가.
서의원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을 면담한 뒤 『「김심」은 李壽成(이수성)고문에게 있다』며 「천기」를 누설했다.
그는 그 후 파문이 일자 지난 7일 정발협 간사장직을 사퇴, 입을 다문 채 돌연 지방으로 내려갔으며 그와 김대통령과의 면담내용은 완전히 공개되지 않아 석연치 않은 대목이 없지 않다. 이른바 「김심미스터리」다.
지금까지 정발협내에서 알려진 대화내용은 서의원이 청와대 면담 직후 만난 徐錫宰(서석재)정발협공동의장 김운환의원 등에게 『김대통령에게 「이수성후보를 밀겠다」고 말하자 묵묵부답이었다』고 설명한 것이 전부다.
서의원은 김대통령의 「묵묵부답」을 「묵시적 동의」로 해석했으며 서의장과 김의원 등은 가만히 듣기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계인사들은 『집권당 정무장관과 원내총무를 역임하는 등 김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서의원이 김대통령의 태도를 「이수성후보 지지 묵인」이라고 판단한데는 서의원이 밝히지 않고 있는 대화내용이나 당시 상황 등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며 두둔하고 있다.
다만 『김대통령이 서의원에게 뭔가 「무언의 암시」를 줬다가 청와대 면담사실이 외부에 알려져 「김심」시비가 생기는 등 사정이 여의치 않자 덮으려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한 민주계 인사는 『김대통령이 야당총재시절에 간부들에게 일을 지시했다가 꼬이면 발을 빼는 적이 많았다』는 경험을 털어놓고 있다.
물론 청와대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서의원에게 「내 뜻은 엄정중립」이라고 명백히 밝혔으며 이를 정발협지도부에 전달했다』며 펄쩍 뛴다.
청와대측 말이 맞다면 서의원은 전당대회날짜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초조감을 느낀 나머지 「김심」을 과잉해석하는 무리수를 뒀을 가능성도 있다.
「김심」의 「두 얼굴론」을 내세우는 사람도 있다. 「김심」이 이 후보도 밀어주고 또 저 후보도 지지하는 것처럼 비치도록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