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경선 혼탁-과열실태]돈으로… 자리로… 買票說 파다

  • 입력 1997년 7월 8일 20시 11분


경선대책 논의
경선대책 논의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전인 「7.21전당대회」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돈 살포와 흑색선전 지역주의 조장 등 극심한 혼탁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일부 후보진영에서는 『○○○후보진영에서 지구당위원장을 매수하려 하거나 각 조직책임자에게 돈을 내려보내는 등 돈 선거를 조장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 금품살포 및 자리보장 ▼ 朴燦鍾(박찬종)후보는 지난 7일 춘천 합동연설회에서 『지금 여의도 주변에서는 엄청난 금품살포설이 난무하고 있다』며 정식으로 금품살포문제를 제기했다. 물론 박후보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날 밤 崔炯佑(최형우)고문계의 원내외 지구당위원장 모임에서 민주계원외위원장들이 李壽成(이수성)고문측에 활동비로 수억원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이 공개적으로 언급되면서 돈선거시비가 확산되고 있다. 한 후보진영에서는 『모 후보진영에서 호남지역의 한 위원장에게 수억원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유력 후보진영에서 지역별 책임자들에게 활동경비로 수백만∼수천만원의 「실탄」을 지원했다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있다. 한 후보진영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전당대회를 2,3일 앞두고 대의원들을 직접 매수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돈을 뿌리는 일이 벌어질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차후에 「자리」를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위원장들을 유혹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진영에서는 『특정후보 진영의 핵심인사인 모의원이 몇몇 의원들을 일대일로 접촉하면서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보장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빼내가기를 시도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 박수부대 동원 ▼ 지난 7일 열린 춘천 합동연설회 행사장 주변에는 서울 경기 번호판을 단 관광버스 20여대가 길게 진을 치고 있는 장면이 목격돼 일부 후보진영에서 청중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이날 연설회가 끝난 뒤 李會昌(이회창)후보와 이수성후보가 행사장을 빠져나오자마자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 50∼1백여명이 일제히 연호를 하며 세과시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의원이나 당원신분이 아니어선지 대부분 행사장에 입장하지도 않았으며 세과시가 끝나자 행사장 주변의 관광버스를 타기 위해 몰려나갔다. 두 후보측은 그러나 『대학생을 동원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李漢東(이한동)후보측은 장년층 남녀 지지자 1백여명이 연설회가 끝나자마자 이후보를 무동태우고 연호를 하는 등 세를 과시했으며 李仁濟(이인제)후보측은 관광버스 3,4대를 동원해 이후보의 고향인 충남 논산지역의 지지자들을 연설회장에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지역감정 유발 ▼ 각 후보진영이 「지역주의」를 배격한다면서도 은근히 지역주의를 유포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7일 최형우고문계 모임에서 나온 「영남후보 본선필승론」은 그동안 신한국당내 민주계 일부인사에 의해 제기돼온 대표적인 지역대결주의를 조장하는 논리다. 이날 모임에서는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를 이기기 위해서는 영남출신 후보가 나서서 지역대결구도로 나가야만 대선에서 확실히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노골적으로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춘천 합동연설회에서 대부분의 후보들은 「강원도 푸대접론」을 들먹이며 지역주의를 조장해 오히려 강원지역의 대의원들로부터 강한 거부반응을 사기도 했다. ▼ 흑색선전 ▼ 지난 2일 이수성후보의 부친이 친일행동을 했다는 내용의 「이수성의 가계(家系)특성」이라는 괴문서가 국회 의원회관의 일부 의원 사무실에 우편으로 배달되는 등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괴문서에 이어 최근에는 이회창후보 부친의 전력을 문제삼은 「이회창 대표 부친 이홍규씨 반공법 위반 전모」라는 제목의 또다른 괴문서가 나돌고 있다. 또 일부 후보진영에서는 합동연설회장에서 2,3명이 1조가 돼 타후보를 비방하거나 지지후보를 옹호하는 대화를 나누면서 바람을 잡는 「선전조」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진영에서는 『7일의 춘천 합동연설회장에서 2,3명씩 모여앉아 후보들의 연설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행사장내 로비와 연설회장에서 타후보를 비방하는 말을 퍼뜨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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