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주자들,인터넷홈페이지 홍보전 치열…「사이버政治」후끈

  • 입력 1997년 6월 4일 08시 17분


만약 마르크스가 부활한다면 「자본론」이 아니라 「정보론」을 썼을 것이다』 미국의 언론학자 H 프레데릭은 이 한마디로 「정보지배사회」의 변혁적인 모습을 예견했다. 정보 네트워크의 사이클은 사회 각 부문에서 이미 성숙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정치도 예외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뜻하는 데모크라시(Democracy)에 사이버란 용어를 합성한 사이버로크라시(Cyberocracy)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만큼 정보화가 정치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 바야흐로 대선게임이 무르익는 정치계절. 21세기를 맞을 첫 대통령을 뽑는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대선주자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앞다퉈 열고 있다. 네티즌을 사로잡기 위해 불꽃튀는 「사이버 전초전」이 시작된 것.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와 朴燦鍾(박찬종) 李漢東(이한동) 李洪九(이홍구)고문 金德龍(김덕룡)의원,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후보 등은 이미 홈페이지를 열어 놓은 상태. 박고문은 지난 95년 서울시장후보 도전 당시 홈페이지를 만든 뒤 문을 닫았다가 지난달 다시 사이버공간에 들어왔다. 그동안 홈페이지를 마련하지 못했던 자민련은 가칭 「자민넷」을 건설중에 있어 金鍾泌(김종필)총재도 곧 사이버정계에 데뷔할 전망. 자민련은 「자민넷」에서 「JP홈페이지」 「내각제 퀴즈」코너 등을 열어 내각제의 당위성을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李壽成(이수성)고문과 金潤煥(김윤환)의원도 홈페이지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는 등 대부분의 주자들이 젊은 유권자들에게 정보를 다룰 줄 아는 후보란 이미지를 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제 유권자 관리를 컴퓨터로 하는 것은 기본이고 선거관련 모든 사무는 컴퓨터 파일이 대신한다. 컴퓨터 없는 선거운동은 상상하기 어려운 게 요즘 풍속도다. 대선주자들 뿐 아니라 민간단체도 전자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 재단법인 크리스챤아카데미(원장 이화수)는 최근 사이버 정치정보를 제공하는 네트연구소(소장 홍석기)와 공동으로 인터넷과 PC통신 천리안에 「97 디지털 한국 대통령 선거전」(www.97.chollian.net)을 열었다. 여기서는 각 후보에 대한 신상, 정견분석과 토론방을 개설하고 있으며 조만간 전자투표도 실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인터넷업체인 헤드헌터코리아가 전자투표를 실시하려다 선거법위반 시비로 중단된 바 있어 사이버 참정권의 보장은 네티즌 사이에 주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크리스챤아카데미는 모의투표가 아닌 여론조사형식으로 이뤄질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경우 사이버정치는 훨씬 더 자유롭고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투표링크」 「전자투표」 등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각종 정치이슈에 대한 전자투표가 지속적으로 실시돼 네티즌들이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 이밖에 「전자우편 민주주의」 사이트는 각 지역구별로 미국 상하원의원의 사진을 올려놓고 원하는 의원을 클릭하면 전자우편을 즉각 보내는 민원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김홍중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