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헌개정안 처리 안팎]정면충돌은 피했지만…

  • 입력 1997년 5월 21일 20시 08분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선출 관련 당헌당규개정안 처리를 위한 21일의 당무회의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별다른 진통없이 끝났다. 李會昌(이회창)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가 내놓은 제의, 즉 전당대회 개최시기와 대표직 사퇴 문제는 당헌당규와 별도로 추후 타협해나가자는 절충안이 대다수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당지도부의 절충안에 대한 이견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朴燦鍾(박찬종)고문측의 徐勳(서훈)당무위원은 이른바 「반(反)이대표 진영」 5인이 합의한 내용, 즉 전당대회의 8월 중순이후 개최와 당헌당규상 대표직 사퇴시기의 명시 등을 강력히 주장했다. 그러나 서위원의 발언과 찬반토론이 끝난 뒤 이대표가 『서위원의 주장에 찬성하는 의견이 있느냐』고 묻자 아무도 호응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당헌당규개정안은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당무회의가 이처럼 끝난 것은 당지도부가 절충의 여지를 보이는데도 파열음을 내는 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될 게 없다는 당무위원들의 판단이 대세를 이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범(汎)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이대표와 「반 이대표 진영」간의 갈등에 중립적 태도를 취하기로 내부 결론을 내린 것도 큰 몫을 했다. 실제로 이날 당무회의에서 정발협측의 徐淸源(서청원) 黃明秀(황명수)위원 등은 당지도부의 절충안을 지지하고 나서 회의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날 당무회의 결과에 대해 「반 이대표 진영」은 2,3일 정도 상황을 지켜본 뒤 입장을 재정리하기로 했다. 자신들이 제기했던 문제가 당내에서 공론화된 것만으로도 상황은 진일보했으며 따라서 이대표가 어떤 정치적 타협안을 내놓을 것인지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뜻이다. 또 전당대회 시기 문제에 대해 金德龍(김덕룡)의원 등 일부는 언제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쟁점도 대표직 사퇴문제 한가지로 압축된 상태다. 이날 당무회의를 고비로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든 이대표와 「반 이대표 진영」간의 힘겨루기는 공을 넘겨받은 이대표가 금명간 어떤 타협안을 내놓느냐에 따라 승패의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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