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의원들,『잘만하면 뜬다』「스타」꿈 부풀어

  • 입력 1997년 4월 5일 20시 21분


7일부터 시작되는 한보청문회를 앞두고 한보조사특위 소속 여야의원들은 「청문회 스타」를 꿈꾸며 휴일인 5일에도 증인신문 준비로 바쁜 모습들이었다. 의원들은 무엇보다도 청문회가 TV로 생중계돼 각 가정의 안방에 실시간(리얼타임)으로 전달된다는 점에서 극적 효과를 위한 표정과 말투 등 세세한 점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鄭泰守(정태수)한보총회장 등 증인들이 「버티기」로 나올 때에 대비, 논리적인 추궁방법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의원들은 TV생중계를 의식, 도표나 문서 사진 등 시청각자료를 활용할 계획으로 5공(共)청문회 당시의 비디오테이프와 속기록도 정밀검토하고 있다. 이번 청문회의 공격주자들은 △신한국당 10명 △국민회의 5명 △자민련 3명 △민주당 1명 등 총 19명. 신한국당의 경우 玄敬大(현경대)위원장을 뺀 9명을 증인별 주공격수로 편성, 「신문의 경제성」을 높이기로 했으며 야당은 무차별 총공세를 펼 계획이다. 이들 여야 공격주자들은 이미 그동안의 기관조사 과정을 통해 개인별 신문능력을 평가받았다. 신한국당의 李信範(이신범) 李思哲(이사철)의원은 그동안 정부여당에 불리한 의혹의 증폭을 막는 「방패역」과 야당의 의혹을 계속 들춰내는 「대야(對野)공격수」의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이신범의원은 질의 때마다 金賢哲(김현철)씨의 2천억원 리베이트수수설의 허구성을 입증하려 애쓰면서 야당 고위인사의 한보커넥션 의혹제기로 「맞불」을 놓았다. 검사 출신의 이사철의원은 5일 검찰수사기록 공개를 요구하는 야당의원에 맞서 검찰을 옹호하고 야당의원의 자격을 문제삼아 야당의원들의 기를 꺾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金在千(김재천)의원은 지난달 31일 산업은행에 대한 조사에서 1백50억원의 대선자금 의혹을 거론하는 등 「여당속의 야당의원」이란 평을 들었다. 이에 비해 국민회의 「5인방」은 그동안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92년 대선자금 문제를 다각도로 파헤치는 등으로 △趙舜衡(조순형) 「무서운 시어머니」 △金元吉(김원길) 「금융박사」 △李相洙(이상수) 金景梓(김경재) 金民錫(김민석)의원 「송곳추궁」이라는 별명을 각각 얻었다. 자민련의 李麟求(이인구)의원은 『태산이 명동했는데 쥐 한마리도 없다』며 검찰을 꾸짖었고 李良熙(이양희)의원은 『그 엄청난 국책사업을 하면서 대통령에게 한번도 보고하지 않았네』라며 상대방의 허를 찔렀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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